해상 운임 내림세 가속…HMM 실적 ‘경고등’
해운임 1100선 초반까지 밀려
중국 국경절 성수기 효과 사라져
수요 부진·공급 과잉 이중고 신음
HMM 3분기 영업익 80% 급감
스페인 알헤시라스 터미널(TTIA)에 기항하는 2만 4000TEU급 컨테이너선 ‘HMM 알헤시라스호’. HMM 제공
글로벌 해상 운임이 1100선 초반까지 떨어지며 2023년 말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수요 부진과 공급 과잉이 계속되는 데다가 미국발 관세 전쟁 여파로 성수기인 중국 국경절 효과를 온전히 누리지 못하면서 HMM을 비롯한 국내 해운업계의 수익성에 경고등이 켜졌다.
30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컨테이너 운송 15개 주요 항로 운임을 종합한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9월 넷째 주 기준 1114.52로 집계됐다. 전주(1198.21) 대비 7% 하락한 수치로 9월 셋째 주 14.3% 급락에 이어 내림세가 이어지고 있다. SCFI가 1200선 아래로 내려간 것은 2023년 12월 이후 약 1년 9개월 만이다.
운임 하락은 전통적인 성수기 효과가 사라진 데 따른 결과다. 예년에는 중국 국경절 연휴를 앞두고 선적 수요가 늘었지만 올해는 미국발 관세 전쟁 우려로 조기 선적 수요가 앞서 반영되면서 이후 물동량이 감소했다. 이에 따라 연휴를 앞두고는 선사 간 물량 확보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
삼성증권 김영호 연구원은 “전통적인 성수기 구간마저 끝나감에 따라 당분간 SCFI의 조정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올해 전망도 낙관적이지 않다. 미국의 고관세 정책에 따른 수요 불확실성, 글로벌 선사들의 수에즈운하 복귀 가능성 등이 운임 하락을 가속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중동 지역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해 선사들이 희망봉을 우회하며 운송 기간이 길어지자 운임이 상승했지만, 항로가 정상화되면 이 같은 상승 요인은 사라질 수 있다.
또한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해운업이 호황을 맞자 선사들이 대규모로 발주한 신조 컨테이너선이 현재 공급 과잉을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운임 하락은 해운사의 실적 악화로 직결된다. 컨테이너선사들의 손익분기점은 SCFI 기준 약 1000 수준이다.
HMM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추정치)는 2501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조 4614억 원) 대비 82.8% 감소했다.
삼성증권은 이날 HMM의 3분기 영업이익을 2070억 원으로 더 낮게 제시했으며, 연간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64.6% 줄어든 1조 2450억 원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송상현 기자 songs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