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협회, 양 해양대에 100억 지원 “해기사 양성 절실”
전 세계적 해기 인력 부족 대응
한국해양대·목포해양대 지원
해운업 발전 국가적 뒷받침 필요
지난 2023년 5월17일 부산 영도구 한국해양대학교 부두에서 해사대학 3학년 학생들이 가족과 학생들의 배웅을 받으며 원양항해실습에 나서고 있다. 부산일보DB
한국해운협회가 정부의 ‘글로컬대학30’ 선정에서 탈락한 양대 해양대학교를 대상으로 대규모 자금을 직접 지원한다. 심화하는 해기사 부족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인력 양성이 절실하다는 판단에서다.
한국해운협회는 2일 한국해양대학교와 목포해양대학교에 총 100억 원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이번 지원금은 △승선 해기 인력 확충 △해기사 교육 인프라 고도화 △친환경 연료 기반 해기 인력 양성 설비 투자 등에 사용될 예정이다.
앞서 ‘1국가 1해양대’ 비전을 내세운 한국해양대와 목포해양대는 초광역 통합 모델을 제시하며 글로컬대학30 사업에 공동 신청했으나 선정되지 못했다. 글로컬대학30은 정부가 비수도권 대학을 육성하기 위해 단계적으로 30곳을 지정, 1개교당 5년간 1000억 원 규모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이에 대해 해운협회는 “전 세계적으로 해기 인력 부족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우리나라의 해기 교육 역량을 한층 강화해야 하는 시점”이라며 “해기 인력 양성의 중요성에 비춰 매우 유감스러운 결정”이라며 실망감을 드러냈다.
실제 해기 인력 부족은 해마다 심화하고 있다. 해양수산부의 ‘제2차 선원 정책 기본계획’에 따르면 올해 해기사 수요는 1만 1026명인 반면 내국인 공급은 7985명에 불과하다. 외국인 공급(3596명)을 합쳐도 559명이 부족하다.
이어 2026년 976명, 2027년 1433명, 2028년 1922명, 2029년 2431명, 2030년 2958명 등으로 해기사 공급 부족 규모는 갈수록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경우 2030년 국적 선대 약 1500척 가운데 한국인 해기사가 승선할 수 있는 선박은 1000척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외국인 선원 고용으로 부족분을 메울 수 있다는 주장도 있으나, 전 세계적으로 해기사 수급난이 심각해 전망은 불투명하다. 발틱국제해사협의회(BIMCO) 등 해외 해운 전문 기관의 보고서에 따르면 2026년 기준 전 세계 해기사 부족 규모는 약 2만 3000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한국해운협회 양창호 상근부회장은 “해양대의 해기사 양성 확대는 산업계 등 민간의 역할뿐 아니라 해양수산부·교육부·부산시 등 정부와 지자체의 협력과 지원이 필수적”이라며 “국가 차원의 정책적 뒷받침이 병행될 때, 글로벌 해운산업에서 한국의 경쟁력이 유지될 수 있다”고 말했다.
부산시도 한국해양대에 지원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부산시는 “부산시가 글로벌 해양 허브 도시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세계 최고 수준의 해기 전문 인력과 첨단 해양산업 분야 인력 양성이 필수”라며 “글로벌 해양 특성화 대학 혁신과 우수 해기 인력 양성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해운협회는 해양수산부 역시 지원에 동참할 것으로 기대한다.
해운협회 관계자는 “글로벌 무역 강국으로서 우리나라 해운산업의 지속 발전과 국가 유사시 국적선 유지를 위해서는 우수한 한국인 해기사 양성이 필요하다”며 “앞으로도 양 대학의 해기 교육 역량 강화를 위한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해운협회는 해기 인력 확보를 위해 △해기사 단기 양성 과정 활성화 △장기 승선자 인센티브 제도 개선 △선원 소득 전액 비과세 추진 등 다양한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송상현 기자 songs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