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원유 제제로 정제마진 반등하나…국내 정유사 추가 반사이익 기대
하나증권 보고서, 한국 정유사 호재 전망
러시아 제재로 중동산 원유 수요 강세
판매가 낮아지며 국내 정유사 원가 절감
SK이노베이션 울산CLX 전경. SK이노베이션 제공
미국과 유럽이 푸틴의 전쟁 자금줄을 끊기 위해 러시아 원유를 조달하는 중국·인도·터키 등에 제재를 가하면서 국내 정유사가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최근 정제마진이 반등하면서 실적 기대감이 높아지는 정유사에 추가 호재가 될 전망이다.
20일 하나증권이 발간한 ‘푸틴을 막으면 한국 정유사가 좋아진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터키를 포함한 나토(NATO) 회원국에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전면 중단하도록 압박했다. 이미 트럼프는 인도에 추가 관세 25%를 부과했고, 인도가 이에 응해 러시아 원유 구매 중단을 약속했다고 지난주 밝혔다.
영국은 러시아 상위 원유 업체 2곳과 러시아 원유를 수입하는 중국 정유·항만업체 등에 제재를 가했다. 또한 유럽연합(EU)의 제18차 대러시아 제재 패키지에 따르면, 내년 1월부터 러시아산 원유를 정제한 석유제품을 제3국에서 수입·구매 또는 이전하는 행위가 금지된다.
미국이 러시아·이란 원유를 사용하는 중국 정유업체에 제재를 시작하면서 중국 원유 수입량의 9%를 차지하는 르자오 스화(석유화학) 원유 수입 터미널과 일부 선박이 지난주 블랙리스트에 올랐다. 이에 따라 중국 산둥성 르자오 항구 인근의 국영업체 시노펙(SINOPEC) 일부 정유소에서 일 25만 배럴의 가동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소규모 정제설비인 티포트(Teapot)뿐만 아니라 국영 정유업체 가동도 영향받을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된 것이다.
러시아·이란을 향한 제재는 대체재인 중동산 원유 수요 강세로 이어지고 이는 결국 주요 산유국 모임인 OPEC+의 빠른 감산 완화와 시장점유율 확대로 귀결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중동 산유국들의 아시아 OSP(공식판매가격)는 빠르게 낮아지며 SK에너지와 에쓰오일, GS칼텍스 등 정유업체 원가 절감 요인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하나증권 윤재성 애널리스트는 “내년 제품 시장은 타이트해지고, 원유시장은 공급과잉에 진입할 것”이라며 “특히, 글로벌 5위권 한국 정유산업의 내년 이익은 대폭 개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편 하나증권이 추정한 이달 셋째 주 기준 싱가포르복합정제마진은 배럴당 13.7달러를 기록했다. 올해 4월까지 평균 7달러대를 유지한 것에서 크게 반등한 수치다. 정제마진은 석유제품 판매가격에서 원유 구매비 등을 뺀 값으로, 정유업계 수익성을 가늠하는 지표다.
송상현 기자 songs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