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세계해양포럼, 초불확실성의 시대 해법 찾아 나선다
22일부터 사흘간 13개 세션 펼쳐져
공급망 격변 속 전략·협력 방안 모색
지난해 9월 24일 제18회 세계해양포럼 개막식에서 정부간해양학위원회(IOC) 미치다 유타카 의장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부산일보DB
제19회 세계해양포럼이 22일 개막식과 기조연설을 시작으로 부산에서 사흘간의 공식 일정에 돌입한다. ‘초불확실성 시대, 파고를 넘어’가 포럼의 주제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자유무역 체제 균열 등에서 비롯된 공급망 격변 상황을 해양의 관점에서 헤쳐 나갈 전략과 협력 방안을 국내외 전문가들이 논의하는 것이다. 13개 세션에 해외 연사 18명을 비롯해 100명의 연사가 참여한다고 하니 실질적인 대안이 쏟아져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대륙 문명과 해양 문명이 경쟁하면서 발전해 온 인류사에서 AI, 북극항로 개척 등 새롭게 열리는 시대의 해법을 찾는다는 점에서 이번 포럼의 의미가 각별하다.
가장 주목되는 세션은 22일 열리는 염재호 태재대 총장과 해양미래학자 마틴 쾨링의 기조연설이다. 염 총장은 “무한한 가능성에 도전해 온 해양 문명의 개척 정신이 불확실한 미래 문제를 해결하는 길잡이가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대량 생산 체제를 벗어나 AI 시대를 맞아 해양 분야에 대한 개척의 길은 더 크게 열리고, 해양 문화로 인해 인류는 더 큰 번영을 누릴 것’이라는 게 그의 예측이다. 쾨링은 해양 의존 산업에서 새로운 자본을 모으고, 금융 리스크를 줄이면서 대규모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최초의 플랫폼을 소개한다. 해양 보호와 금융을 연결한 구체적인 사례인데 유엔 기구와 정부, 민간 부문, 국제기구들이 함께 구상했다는 점에서 신선한 충격을 준다.
이번 포럼은 13개 세션에 걸쳐 국가와 기업이 직면한 초불확실성을 극복할 전략과 협력 방안을 함께 모색한다는 점에서 뜻깊은 자리다. ‘글로벌 해상수송망 확보 전략’ ‘기후변화와 해양바이오 시대’ ‘조선 산업 패러다임 변화와 마스가를 기회로’ ‘혼돈의 시대, 해양력 강화가 열쇠’ ‘북극항로 허브도시, 부산의 발전 방향’ 등 글로벌 해양 이슈를 주제로 놓고 발제와 토론이 펼쳐진다. 해운항만, 조선, 해양바이오 등 분야별 불확실성 해소 방안을 찾는 것이다. 22일 연계행사로 열리는 ‘대한민국 해양인의 밤’은 해양인들이 급변하는 정세 속에서 불확실성의 파고를 넘기 위해 지혜와 경험을 나누는 소통의 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세계해양포럼은 세계적인 석학, 국내외 최고 전문가들이 모여 매년 해양 산업계의 빅이슈를 선정하고, 시의적절한 주제 발표를 통해 해양의 가치를 제고해 왔다. 2007년 출범 이래 그동안 49개국 1000여 명의 연사와 7만여 명이 참여하며 ‘해양 분야 다보스포럼’으로 자리매김했다. 올해 해수부 이전과 북극항로 등으로 새롭게 주목받는 한반도 동남권 중심 도시 ‘부산’의 가치를 ‘해양’의 관점에서 일찌감치 주목하고 역량을 모아왔다. 내년 20회를 앞둔 포럼이 전문가 네트워크를 더 강화해 당면한 문제에 대한 해법과 다가올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며, 부산이 글로벌 해양 허브도시로 도약하는데 큰 밑거름이 되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