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텔이면 키패드 두 번 터치하세요”… 경찰 기지로 불법 촬영 피해자 구조

김동우 기자 frien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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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버튼 소리만 들린다’ 내용 전달
경찰, 목소리 낼 수 없는 신고자와 소통
문자메시지로 위치 파악해 피의자 검거

부산진경찰서 건물 전경 부산진경찰서 건물 전경

경찰이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신고자와 스마트폰 키패드 터치로 소통하는 기지를 발휘해 불법 촬영 피해자를 구조하고 피의자를 현장에서 검거했다.

부산 부산진경찰서는 2일 오전 8시 50분께 부산진구의 한 모텔에서 20대 남성 A 씨를 성폭력처벌법 위반(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혐의로 검거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서면지구대에 ‘다이얼 버튼 소리만 들리니 전화로 확인 요망’이라는 내용이 전달됐다. 이에 따라 경찰관이 신고자에게 전화를 걸어 신고 상황에 대한 질문을 했지만 응답이 없었고, 스마트폰 화면 키패드를 터치하는 버튼음만 들렸다.

위기 상황을 의심한 경찰관은 신고자에게 “제가 질문을 할 테니 맞으면 다이얼 두 번, 틀리면 한 번 치세요”라고 전한 뒤, “긴급 상황인가요?” “지금 모텔인가요?” “남성이 옆에 있나요?” 등의 질문을 했다. 신고자는 질문에 모두 키패드를 두 번 터치하며 ‘그렇다’는 신호를 보냈다. 경찰관은 신고자에게 문자메시지로도 신고할 수 있다고 안내했고, 신고자는 현재 있는 모텔 주소와 호실을 문자메시지로 보냈다.

경찰은 신고자가 알려준 주소를 토대로 현장을 특정했고, 이날 오전 8시 50분께 부전동의 한 모텔 객실에서 신고자인 20대 여성 B 씨와 함께 있던 A 씨를 검거했다. 현장에서는 불법 촬영에 쓰인 스마트폰이 발견됐다.

이날 B 씨는 A 씨가 성관계를 불법 촬영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챘지만, A 씨와 같은 공간에 있어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112에 신고해 간접적인 방식으로 도움을 요청했다.

경찰은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앞으로도 신고자의 작은 신호도 놓치지 않도록 지속적인 대응 체계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동우 기자 frien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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