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정영인 씨라이프사이언스랩 대표 "씨차트 서비스, 수산업에 필요한 객관적 데이터 제공"
어종별 가격·연도별 수입 추이 등
향후 가격 예측 시스템 파악 가능
공공데이터 왕중왕전 국무총리상
AI 기반 씨차트 정확도 높일 계획
“20년간 수산업에 몸 담으면서, 경험이 아닌 객관적인 데이터가 모두에게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왔습니다”
수산업계에서는 생선은 기성품이 아니어서 생산량 예측이 어렵다는 게 통설이었다. 정영인 씨라이프사이언스랩 대표의 생각은 다르다. 방대한 데이터를 모아보면 생산량 등을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 대표는 “도매상들 말만 믿고 샀다가 가격이 떨어져서 낭패를 보는 경우가 있다”며 “내가 제일 싫어하는 말이 ‘니 내 못 믿냐’다. 도매상 말의 진위를 판단할 근거가 현재 수산업에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수산업의 이러한 정보 비대칭 문제를 해결하려고 방대한 어종별 가격 데이터, 연도별 수입 추이, 향후 가격 예측 시스템을 볼 수 있는 ‘씨차트’ 서비스를 개발했다.
그는 국립부경대 수산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우연한 기회로 선사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수산업에 몸을 담게 됐다. 정 대표는 “선사에서 일하다가 수산물 유통, 마지막에는 가공공장까지 운영한 경험이 있다”며 “일하면서 느꼈던 것은 수산업이 수요자 중심의 유통구조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정량적인 수요 예측 없이 공급 위주로 운영되는 구조가 지배적이고, 거래는 불투명하고 단가는 불안정해 수요자가 손해를 보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거래를 하면서도 도매상이 제시한 가격의 근거를 항상 고민하고 추적했다. 정 대표는 대학 졸업 후 4년간 회계사 시험을 준비했는데, 이 경험이 수산물 데이터에 대한 관심을 일깨워줬다고 설명했다. 그는 “계속해서 시험에 떨어져서 이 길이 아닌가 보다 하고 수산업 쪽으로 진로를 바꿨는데, 회계사 시험을 공부하며 숫자를 다뤘던 경험이 창업하는 계기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렇게 ‘씨차트’는 정 대표의 필요에 의해 2019년 탄생하게 됐다. 그는 “필요한 크기의 고등어가 많이 생산이 안되면 다른 제품을 수급을 해야 하지 않냐. 가공공장을 운영하면서 ‘카더라’를 듣고 재고를 쌓아놨다가 손해를 보는 경우가 많았다”며 “객관적인 데이터를 통해 미리 수급이 안 되는 것을 예측하고, 이를 대체할 고등어의 정보가 필요하다. 씨차트에서는 현재 데이터뿐 아니라,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수급 예측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씨차트는 거대언어모델(LLM) 기반의 수산물 데이터 솔루션이다. 일반 공공데이터와 해외데이터를 기반으로 수입 수산물의 가격, 수급, 계절성, 원산지별 특성을 정량적으로 분석하고 예측할 수 있는 기술적 기반을 확보한 게 특징이다. 씨라이프사이언스랩은 지난해 행정안전부가 주최하는 ‘제12회 범정부 공공데이터 활용 창업경진대회 왕중왕전’에서 해양수산부 대표로 참가해 국무총리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씨차트에 대한 호응은 산지인 부산보다 수도권에서 높았다. 정 대표는 “수산업 산지 지역은 인맥과 네트워킹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외부인이 들어와 버티기 참 힘든 구조다”며 “그래서 서울이나 해외의 유통 시장에서 씨차트에 대한 호응이 높다. 정보 비대칭으로 인한 리스크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그는 “AI 기반으로 씨차트의 정확도를 높여 나가기 위해 준비 중이다”며 “누구나 데이터 기반으로 현명한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