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MBK, 고려아연 유증에 제동..美제련소 진출 '발목잡나'

박지훈 기자 lionki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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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MBK, 16일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
"경영권 방어용 유증, 주주가치 훼손" 주장
고려아연, 美 정부와 11조 규모 제련소 합작투자
탈중국, 글로벌 전략광물 공급망 전략 일환
'신사업+경영권 방패' 최윤범 '일석이조' 평가
가처분 신청에 한미 경제·안보 협력 차질 우려도

고려아연이 미국 정부와 함께 미국 테네시주에 울산 온산제련소와 유사한 전략광물 생산기지를 구축한다. 이가운데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는 영풍·MBK 파트너스 연합이 미국 제련소 프로젝트를 위한 유상증가에 가처분 신청으로 제동을 걸었다. 사진은 고려아연 온산제련소 전경. 고려아연 제공 고려아연이 미국 정부와 함께 미국 테네시주에 울산 온산제련소와 유사한 전략광물 생산기지를 구축한다. 이가운데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는 영풍·MBK 파트너스 연합이 미국 제련소 프로젝트를 위한 유상증가에 가처분 신청으로 제동을 걸었다. 사진은 고려아연 온산제련소 전경. 고려아연 제공

고려아연의 미국 제련소 건설 소식에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는 영풍·MBK파트너스가 신주발행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신설 예정인 제련소는 중국의 희토류 수출제한을 대체할 핵심 전략광물 생산기지 역할을 담당할 예정이어서 영풍·MBK의 가처분 신청 결과에 따라 한미 경제·안보 협력 차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16일 영풍·MBK는 고려아연 이사회가 결의한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대해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신주발행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영풍·MBK는 “경영권 분쟁 상황에서 최윤범 회장의 지배력 유지를 목적으로 설계된 신주배정이 상법과 대법원 판례가 엄격히 금지하는 행위라는 점에서 필요한 조치”라며 경영권 분쟁의 불리한 상황을 해소하기 위한 목적임을 숨기지 않았다. 그러면서 “미국 제련소 건설 사업에 반대한다는 의미가 아니다”며 미국 정부의 프로젝트에 제동을 건다는 모양새에 대한 일각의 우려에는 선을 그었다.

고려아연이 미국 테네시주에 비철금속 통합 제련소를 건설하는 ‘크루서블 프로젝트’(Crucible Project)는 총 11조 원 규모의 초대형 투자다. 이는 전략광물에 대한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글로벌 공급망을 재편하려는 미국 정부 주도의 전략사업이다. 이번 프로젝트에 대해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도 자신의 X(옛 트위터)에 “미국의 큰 승리”라며 고려아연의 미국 제련소 건설을 반겼다.

2029년 가동 목표인 제련소는 아연, 구리 등 주요 비철금속과 금, 은 등 귀금속을 비롯해 안티모니, 게르마늄, 인듐, 비스무트, 텔루륨, 카드뮴, 팔라듐, 갈륨 등 미 지질조사국이 발표한 핵심광물 11종을 포함해 총 13종의 금속과 반도체용 황산도 생산할 예정이다. 전날 고려아연은 미국 정부와 손잡은 프로젝트 계획 공개하며 미국 합작법인을 대상으로 2조 8500억 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 계획도 함께 발표했다.

영풍·MBK의 가처분 신청은 이번 유상증자를 경영권 방어용이라며 제동을 건 것이다. 양사는 “미국 정부가 프로젝트가 아닌 고려아연 지분에 투자하는 것은 사업적 상식에 반하는 ‘경영권 방어용 백기사’ 구조일 뿐”이라고 가처분 신청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경영권 방어를 위해 회사의 주주 가치를 훼손하고 아연 주권을 포기하는 배임 행위”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관련업계와 증권가에서는 고려아연과 현 경영진인 최윤범 회장이 경영상 회사의 장기적 수익과 경영권 분쟁의 우위 선점 등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것으로 전망한다.

미국의 국가 전략에 동참하는 동시에 미국 합작법인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영풍·MBK와의 경영권 분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는 것이다. 사업적 측면에서도 미국 시장 진출을 통한 핵심광물 시장 선점과 엄청난 사업적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것이 관련업계의 평가다.

게다가 미국 정부가 주도하는 전략 사업인 만큼 국내 법원도 영풍·MBK의 가처분 신청을 단순한 경영권 분쟁으로 판단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날 박광래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중국이 장악한 글로벌 핵심 광물 공급망에서 탈피하려는 미국의 공급망 재편 전략에 고려아연이 핵심 파트너로 등극했음을 의미한다”며 “이 프로젝트가 단순한 민간 투자를 넘어선 한미 경제 안보 동맹의 상징적 자산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 연구위원은 이어 “한미 동맹과 경제 안보를 위한 필수불가결한 선택이라는 명분은 향후 법정 공방에서 경영권 방어용이라는 MBK 측의 주장을 반박할 가장 강력한 방패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지훈 기자 lionki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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