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계 성탄 메시지 "가장 외지고 어두운 곳에 먼저 은총 내리길"
천주교 부산교구 24일 밤 미사
"분열과 단절 깊어진 곳마다
관계 회복되는 역사 일어나길"
개신교 연합기구 한교총 발표
조계종도 성탄 메시지 동참
크리스마스를 하루 앞둔 24일 서울 동대문구 밥퍼나눔운동본부에서 열린 거리 성탄 예배에서 자원봉사자들이 참가자들에게 음식과 생필품 등을 전달하고 있다. 연합뉴스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알리는 성탄절을 앞두고 부산의 성당과 교회에서는 성탄절의 의미를 되새기기 위해 예배와 미사가 열렸다.
천주교 부산교구장 손삼석 주교는 24일 밤 부산 중구 주교좌 중앙성당에서 열린 미사에서 “어느 환경에서든 주님을 생각하고 그리워하는 작은 마음이라도 누구나 다 가지고 있다. 그것이 희망이 되고 결실이 될 것”이라고 강론했다. 이어 “갈수록 세상살이가 쉽지 않다고 한다. 모든 것이 제대로 돌아가는 것이 없고, 그러니 우리 서민은 늘 불안하고 힘들다”면서 “그러나 우리는 그것을 받아들이고 산다. 예수님만을 믿고 산다. 그것이 우리의 사는 방법이고 진리”라고 강조했다.
앞서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인 정순택 대주교는 성탄 메시지를 통해 “성탄의 은총이 가장 외지고 어두운 곳에 먼저, 그리고 충만히 내리길 빈다”고 말했다. 정 대주교는 “성탄을 맞아 강생하신 주님의 은총과 평화가 모든 이에게 충만히 내리기를 기도한다”며 “삶의 상처와 외로움, 고립과 불평등 속에서 고단한 시간을 보내는 이들에게 주님의 위로와 희망의 빛이 넉넉히 스며들기를 청한다”고 전했다.
천주교 부산교구장 손삼석 주교. 연합뉴스
기독교계도 성탄 축하예배를 비롯한 다양한 축제를 통해 성탄절의 기쁨을 나눴다.
개신교 연합기구인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은 대표회장인 김정석 목사 등의 명의로 “이 땅과 우리 민족, 사랑하는 북녘 동포와 한국 교회, 그리고 온 세상 위에 성탄의 기쁨과 은혜가 충만하길 기도한다”고 밝혔다.
한교총은 “성탄의 기쁜 소식이 억압과 전쟁, 재해와 기근 등 절망과 무기력 가운데 있는 모든 곳에 참된 위로와 소망이 되며, 미움이 있는 자리, 분열과 단절이 깊어진 곳마다 사랑이 다시 피어나고 관계가 회복되는 역사가 일어나기를” 기원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이날 신년 메시지를 통해 “이제는 갈등과 대립의 질곡을 넘어 진정한 평화와 화합의 시대로 나아가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나온 한 해는 우리에게 유례없는 시련이었던 동시에 민주주의를 향한 뜨거운 열망을 확인시켜준 시간이었다”면서 새해 한국 교회의 핵심 과제로는 △기후위기에 행동하는 교회 △불평등에 도전하는 교회 △전쟁과 폭력에 저항하는 교회 △인간중심주의를 넘어 모든 생명을 존중하는 교회를 제시했다.
NCCK는 “탄소중립을 위한 구체적인 행동에 앞장서며 ‘녹색 교회’로서의 사명을 다할 것”이라며 “우리 사회 그늘진 곳의 아픔에 깊이 공감하며 불평등을 넘어 모두가 안전한 사회를 이루는 일에 힘쓰겠다”고 다짐했다.
대한불교조계종도 성탄 메시지에 동참했다. 조계종 총무원장인 진우스님은 지난 18일 조계사 일주문 앞에서 가진 크리스마스 트리등 점등식에서 “예수님의 가르침과 부처님께서 펼치신 자비의 정신은 종교를 넘어선 하나의 큰 진리다. 우리는 서로 다른 길을 걷고 있지만 모두가 인간의 고통을 덜어주고 세상을 밝히려는 마음만은 같다”고 말했다.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