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한파 속 10대 업체 수주 최대… 현대·삼성 ‘싹쓸이’… 롯데 ‘약진’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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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정비 수주액 48조 6655억
현대건설·삼성물산이 40% 차지
롯데건설 3조여 원… 작년 1.7배

국내 10대 건설사의 정비사업 수주 실적이 50조 원에 육박했다. 서울의 한 건설현장. 연합뉴스 국내 10대 건설사의 정비사업 수주 실적이 50조 원에 육박했다. 서울의 한 건설현장. 연합뉴스

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지만, 국내 10대 건설사의 재건축, 재개발 등 정비사업 수주 실적은 역대 최대 규모인 50조 원에 육박했다.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이 이 중 40%에 달하는 20조 원의 수주고를 올리며 양강체제를 성립했다.

3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올해 10대 건설사의 도시정비사업 수주 총액은 48조 6655억 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27조 8608억 원과 비교해 74.7% 늘어나며 2022년(42조 936억 원)을 뛰어넘는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수주액 현황을 살펴보면 현대건설은 올해 11개 도시 정비 사업지에서 10조 5105억 원 규모의 공사를 수주해 업계 최초로 연 수주액 10조 원을 돌파했다. 서울 압구정2구역 재건축 사업에서 2조 7498억 원 규모의 시공권을 확보한 것을 비롯해 개포주공 6·7단지, 장위15구역 등 대형 사업장을 휩쓸었다.

삼성물산은 9조 2388억 원을 수주하며 2위 자리에 올랐다. 지난해(3조 6398억 원) 대비 수주액이 154%나 뛴 삼성물산은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GS건설이 6조 3461억 원으로 3위를 기록했다. GS건설은 지난해(3조 1098억원)보다 올해 수주 규모를 2배 이상 확대했다. 4위에 오른 포스코이앤씨는 올해 상반기에만 5조 원 이상을 수주하며 역대 최고 수주고를 올린 지난해(4조 7191억 원) 실적을 일찌감치 뛰어넘었다. 하지만 하반기에 발생한 중대재해 여파로 수주 활동이 주춤해졌다. 지난해 1조 5794억 원 규모의 정비사업을 수주했던 현대엔지니어링 역시 올 초 발생한 서울세종고속도로 붕괴사고로 신규 주택 수주 사업을 아예 중단했다.

롯데건설은 지난해 1.7배에 달하는 3조 3668억 원을 수주해 10대 건설사 중 8번째로 많은 수주 실적을 거뒀다. 상계5구역(4257억 원), 송파가락1차현대(4167억 원), 미아4의1구역(4147억 원), 신용산역북측 제1구역(3522억 원) 등에서 수주액이 컸다.

다만 10대 건설사 수주액 증가를 건설경기 전반의 회복 신호로 해석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부산의 한 건설사 관계자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 이후 금융권과 조합 등은 리스크가 적은 대형 건설사만 찾고 있다”고 말했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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