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일기] '교정시설 내 억울한 죽음' 더는 없어야
김준현 사회부 기자
“우리 부산구치소 직원들 정말 힘듭니다.” 지난해 9월 7일 부산구치소에 수감됐던 20대 미결수 A 씨가 다른 재소자에게 맞아 숨진 사건을 취재하면서 교정 당국 관계자로부터 여러 차례 들은 말이다. 1973년 지어져 전국에서 가장 오래된 교정시설인 데다, 수용률도 전국 최고 수준으로 근무자들이 고생하고 있다는 취지였다. 사건 원인으로 과밀 수용에 따른 업무 과다를 호소하고 싶은 듯했다.
과연 그 해명 혹은 하소연이 유족에게 닿을 수 있을까. 사건 당일 A 씨 아버지는 불과 이틀 전 면회실에서 본 아들이 병원에 실려 갔다는 연락을 받았다. 병원 침대 위에 누워 있는 A 씨를 바라본 아버지 심정은 참담했을 터다.
전국에서 가장 낡고 붐비는 교정시설. 그러한 사실이 교정 당국에 면죄부를 주지는 못한다. 교정 당국은 A 씨를 지킬 의무가 있었고, 실제로 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검찰에 따르면 A 씨는 지난해 8월 중순부터 9월 7일까지 지속해서 같은 방 재소자 3명에게 폭행당했다. 교정 당국은 앞선 수용실에서도 폭행당한 A 씨를 ‘지속 관찰 필요’ 대상으로 지정했으나, 이를 일선 근무자에게 전달하지 않았다. 신체검사 때 A 씨를 건너뛴 사실도 드러났다. 사건 당일에는 주말인 탓에 의무관이 없었다. 결국 안일한 교정의 결과물이 A 씨 죽음으로 이어진 셈이다.
유족 법률 대리인을 맡은 변호사는 이번 사건을 ‘인권 침해’로 규정했다. 교정시설에 갇혀 있더라도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적인 권리인 행복 추구권과 생명권을 보호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법무부는 사건 이후 부랴부랴 대책을 내놓았다. 폭행 전과나 정신 질환 등으로 폭행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은 재소자를 사전에 관리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수용자의 폭력성 등을 예측 지표로 만드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한다. 교정 당국은 이번에 세운 대책이 현장에서 실효성을 거둘 수 있도록 고심하고, 또다시 억울한 죽음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책임 있는 후속 조치에 나서야 한다.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