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감소증은 심각한 질환 [젊어지는 이야기]
박정현 인제의대 부산백병원 내과 교수 동남권항노화의학회 회장
클립아트코리아
내과의사로 일하다 보니 젊은 분들 보다 나이 많은 어르신들을 진료하는 경우가 훨씬 많다. 80대 초반의 어르신들을 뵐 때 젊은이 못지 않게 성큼성큼 힘차게 혼자 잘 걸어 진료실에 들어오시는 분이 계신 반면, 지팡이를 짚거나 부축을 받아 힘겹게 들어오시는 분들도 계신다. 혼자 힘차게 잘 걷는 분들은 질문에 대한 이해도도 높고, 인지기능과 판단력도 좋으며 나름 즐겁게 살아가시는 경우가 월등히 많다. 이러한 차이는 어디에서 연유하는 것일까?
근감소증은 근육의 양과 근력이 감소하면서 신체의 여러 기능들도 비정상적으로 감퇴되는 질환이다. 우리 몸의 근육들은 30세 전후 정점에 도달한 뒤 점진적으로 그 양이 감소하기 시작해 갱년기 이후 매년 약 1~2%씩 줄어들며, 80대에 이르면 젊은 시절 근육량의 40% 이상이 사라질 수도 있다. 근육의 양만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근섬유의 수가 줄고 그 자리에 지방이 채워지는 소위 ‘근지방증’도 생겨 근육의 질도 떨어지게 된다.
근감소증은 노화와 함께 여러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발생한다. 근육의 생성을 돕는 성장호르몬과 성호르몬(테스토스테론 등)이 나이가 듦에 따라 감소하며, 단백질 섭취 부족 및 흡수 능력 저하로 새로운 근육의 합성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신체 활동량이 줄어들고 운동을 하지 않으면 근육 위축이 가속화된다.
근감소증은 노년기의 불편함을 넘어 심각한 건강 문제들을 초래할 수 있다. 균형을 유지하는 능력이 감퇴되어 쉽게 넘어져 척추나 고관절 골절 등이 발생할 위험이 높아진다. 근육은 우리 몸에서 가장 거대한 대사 노폐물 처리소이기도 한데, 근육량이 줄어들면 이러한 기능이 약화되어 당뇨병 발생 위험이 증가된다. 고지혈증 및 심장질환의 위험도 증가하면서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이 근감소증이 없는 경우와 비교해 약 1.6배 이상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건강한 근육세포에서는 마이오카인(Myokine)이라는 물질들이 분비되는데 근감소증에서는 이러한 기능도 약화되어 치매나 파킨슨병과 같은 퇴행성 뇌질환의 위험도 증가하게 된다.
근감소증은 노화의 자연스러운 과정이 아닌 심각한 질환이지만, 개개인의 노력으로 예방이 가능하다. 단백질 섭취를 충분히 해야 새로운 근섬유의 생성이 효율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에 체중 1kg당 평균 1.0~1.2g의 단백질 섭취가 꼭 필요하여 매 끼니 생선, 두부, 계란, 살코기 등을 섭취할 필요가 있다. 걷기 같은 유산소 운동이나 상체 운동도 도움이 되지만 스쿼트와 같이 하지의 근육에 부하를 주는 운동이 가장 중요하다.
앉아 있다 일어날 때 힘이 들거나 1~2층 정도의 계단을 오르는 것도 귀찮아지지 않으셨나? 만약 그러하다면 이미 상당한 정도의 근감소증이 이미 와 있다는 뜻이다. 젊은이들과 비슷하게 힘 안들이고 계단을 잘 오를 수 있게 된다면 여러분의 뇌도 젊은이들과 비슷하게 영민해질 수 있음을 느끼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