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 전 ‘행정통합 주민투표’ 현실성 낮다 [부산경남 행정통합]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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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남 통합 실현 가능성

공론화위, “주민 의사 확인” 투표 권고
법정 시한 따라 3월 6일까지 발의해야
정부 협의도 필요해 물리적으로 촉박
메가시티·마창진 좌초 경험도 부담

김민석 국무총리가 1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광주·전남 통합추진 특위 간담회에서 해당 지역 의원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김민석 국무총리가 1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광주·전남 통합추진 특위 간담회에서 해당 지역 의원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부산·경남 행정통합 본격 추진을 앞두고 통합 결정 절차와 일정에 관심이 더욱 집중된다. 공론화 기구가 제안한 주민투표 절차를 고려하면 오는 6월 지방선거 전 통합은 가능성이 낮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부산·경남 행정통합 공론화위원회(이하 공론화위)는 14일 공개한 최종 의견서에서 행정통합 필요성과 (가칭)경남부산특별시 모형을 제안하고, 행정통합 최종 결정 방식으로 지역 정치권이 주도하는 ‘지방의회 의견 청취’보다 시도민의 의사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주민투표’를 권고했다. 여기에 “다만, 최근 급변하는 광역단체 행정통합 상황을 고려해 좀 더 적극적인 추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부산시와 경남도는 공론화위 의견서를 전달받는 대로 실무협의체를 구성하고 향후 추진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현재로서는 공론화위 제안대로 주민투표 방식을 채택할 가능성이 크다. 박완수 경남도지사는 “광역자치단체 통합은 대한민국 지방자치 역사에서 처음 있는 일이고 주민투표를 거쳐야 한다”고 밝혔다. 박형준 부산시장도 부산·경남의 규모와 지역 특성을 들어 상향식 추진에 힘을 실어왔다.

주민투표를 실시할 경우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가칭)경남부산특별시장을 뽑는 로드맵은 일정을 고려할 때 쉽지 않다. 주민투표법에 따르면 주민투표 투표일은 발의일로부터 23일 이후 첫 번째 수요일이다. 공직선거 60일 전부터 선거일까지는 주민투표일로 정할 수 없다. 6월 3일 지방선거일로부터 역산하면 늦어도 발의는 3월 6일, 투표는 4월 1일까지 마쳐야 한다.

투표 결과는 투표권자의 4분의 1 이상 투표와 유효투표수 과반수 득표로 확정된다. 부산·경남 투표권자는 563만 명에 달해 소요 비용도 수백억 원대로 예상된다. 일정과 비용 부담을 감수하고 급하게 주민투표를 강행하기에는 결과를 확신하기도 어렵다. 공론화위가 지난달 실시한 시도민 여론조사에서 행정통합 찬성 비율은 53.6%로 반대(29.0%)를 압도했지만, 세부 지역별과 세대별 차이가 적지 않았다. 행정통합 논의를 ‘들어본 적이 없다’는 비율도 44.2%에 달해 공론화위가 양 시도에 더 적극적인 주민 소통을 주문하기도 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향후 행정통합 추진 로드맵은 부산시와 경남도가 실무협의체를 통해 상호 협의하고, 양 시도지사가 이른 시일 내에 함께 공식적으로 발표하는 방식으로 공개될 것”이라면서 “6월 지방선거 전에 주민투표를 하는 것은 양 시도뿐 아니라 정부 협의도 필요한 사항인 만큼 전혀 불가능하진 않겠지만 물리적으로 매우 촉박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부산과 경남은 부산울산경남특별연합(일명 부울경 메가시티) 좌초와 마산·창원·진해 통합의 학습 효과 때문에 행정통합 추진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부울경 메가시티는 전국 최초로 광역 통합을 추진했지만, 정부의 강력한 행·재정권 이양이 뒷받침되지 않은 상황에서 지방권력 교체 이후 좌초됐다. 박완수 도지사는 2010년 마산·창원·진해 통합의 사례를 들어 주민투표 필요성을 주장했다. 당시 세 지역은 주민투표 대신 지방의회 동의로 통합 창원시 출범을 결정했지만, 아직도 지역 간 갈등과 후유증이 거론된다.

다만, 부산시와 경남도가 상향식으로 행정통합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앞서 나가는 통합 광역자치단체에 뒤처지지 않는 강력한 자치권과 특례를 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갈수록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광주·전남은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통합 자치단체장을 선출한다는 목표로 행정통합 실무를 책임질 행정통합협의체를 구성하고 행정통합 특별법안을 마무리하고 있다. 특별법안은 15일 민주당 통합특위 공청회를 거칠 예정이다. 이어 16일에는 국무총리실이 정부 차원의 특례 내용을 담아 법안을 확정 발표하기로 하면서 정부 통합법안에 담길 자치권과 특례 내용에도 관심이 쏠린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이날 민주당 광주·전남통합추진위와 국회에서 간담회를 갖고 “자치분권 강화라는 측면뿐 아니라 정부가 지향하는 지방 주도 성장으로 방향을 바꾼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 있는 방향 전환”이라며 “며칠 내로 정부가 할 수 있는 역할이 무엇인지 큰 방향을 정리해 발표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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