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발 물러선 장동혁…‘제명 명분 쌓기’냐 ‘정치적 해법 모색’이냐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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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내 반발 확산, 윤리위 결정 ‘흠결’에 보완 필요성 느낀 듯
그러나 당권파 ‘제명 불가피’, 친한계 반발에 일촉즉발 지속
다만 일부 구 친윤계도 정치적 해결 요구…접점 모색 가능성도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15일 국회 로텐더홀에서 통일교의 정치권 로비 의혹, 공천헌금 의혹과 관련한 특검법 수용을 촉구하며 단식 농성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15일 국회 로텐더홀에서 통일교의 정치권 로비 의혹, 공천헌금 의혹과 관련한 특검법 수용을 촉구하며 단식 농성하고 있다. 연합뉴스

당 중앙윤리위원회의 ‘한동훈 제명’ 의결을 두고 폭발하던 국민의힘 내부 갈등이 15일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전날 ‘윤리위 결정을 뒤집을 고려는 하지 않는다’며 최고위에서 신속 의결 의지를 보이던 장 대표가 이날 재심 기간까지 결정을 보류하겠다고 한발 물러서면서다. 그러나 한 전 대표가 이미 재심 신청을 하지 않겠다고 밝힌 상황에서 장 대표의 결정 보류는 윤리위 결정의 절차적 정당성을 보완하면서 ‘반대’ 압력을 빼기 위한 시간 벌기 의도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다만 윤리위 징계 수위를 놓고 친한(친한동훈)계는 물론 구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 상당수도 ‘과하다’는 반응이어서 장 대표나 한 전 대표 모두 재심 청구 기간인 열흘 동안 정치적 해법을 모색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장 대표는 당초 윤리위의 제명 결정을 의결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던 15일 최고위에서 “재심의 기간까지 윤리위 결정에 대해 최고위에서 결정하지 않겠다”고 전격적으로 밝혔다. 전날 윤리위의 제명 결정이 알려진 이후 초·재선 의원이 주축인 ‘대안과 미래’ 소속 의원 23명이 최고위 결정을 미룰 것을 공식 요구하고, 당권파로 분류되는 일부 의원들도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히는 등 비판 목소리가 확산하는 상황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윤리위 결정에 대한 절차적 하자 논란을 해소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한 전 대표는 전날 윤리위가 징계 결정문을 두 차례에 걸쳐 수정한 점과 회의 이틀 전 윤리위 출석을 통보했다는 점을 근거로 ‘이미 결론을 정하고 꿰맞춘 요식행위’라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 윤리위는 당초 결정문에서 당원게시판 게시글 작성자를 한 전 대표로 특정하는 문장을 작성했다가 “수사에서 밝혀져야 한다”고 고치는 등 두 차례나 내용을 수정했다. 당내에서는 “핵심적인 사실 관계가 바뀌었는데, 징계를 강행하는 게 맞느냐”는 비판이 나온다. 결정문에는 또 공식 문서에서 보기 힘든 감정적인 표현도 적지 않다. 한 전 대표와 김종혁 전 최고위원을 가리켜 “이탈리아 마피아 소탕을 이끌던 ‘지오반니 팔코네’ 판사와 그 배우자를 상대로 폭탄테러를 자행한 마피아와 같다”고 표현한 내용이 대표적이다.

이 때문에 장 대표로선 논란이 있는 윤리위 결정문을 근거로 제명을 강행하기보다는 재심 청구 기간을 보장해 절차적 하자를 보완할 필요를 느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장 대표 측은 절차적 완결성을 높이기 위한 과정일 뿐 ‘제명 불가피’ 방침에 변함이 없다는 분위기다. 장 대표의 측근인 박민영 미디어대변인은 이날 페이스북에 “한 전 대표가 지금까지처럼 ‘문자를 못 봤다’, ‘아무튼 조작이다’ 말장난만 계속한다면 이후 결과는 오롯이 한 전 대표 책임”이라고 밝혔다.

한 전 대표 측도 “재심 청구는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하며 반발을 이어갔다. 김종혁 전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 “장난하냐? 이미 제명 결정해놓고 여론이 뒤집히자 재심 출석해 해명하라고? 참으로 교활하구나”라고 썼다. 한 전 대표는 일단 제명 확정 시 징계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과 징계 무효 확인 소송을 진행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 모두 물러설 뜻이 없다는 점에서 결국 제명 결정이 열흘 가량 미뤄진 것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이날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중진과 구 친윤계 의원들까지 “지금은 단합의 시간이다. 상처를 봉합해야 한다”며 제명은 과도하다는 비판을 내놓으면서 장 대표와 한 전 대표 모두에게 정치적 해결 노력을 당부했다는 점에서 열흘의 기간 동안 양측이 접점을 모색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만약 한 전 대표의 제명이 확정되면 최고위 의결 없이는 향후 5년간 재입당이 불가해 6월 지방선거와 재·보궐선거는 물론이고 다음 총선과 대선도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할 수 없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무소속 출마나 신당 창당 가능성이 벌써 거론되고 있지만 친한계는 “탈당, 신당 창당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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