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하기 편한 도시’ 3년, 체감은 여전히 ‘뻔한 도시’ [부산은 열려 있다]

손희문 기자 moonsl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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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영어사용 환경 조성 정책
아동 대상 영어교육 위주 변질
시민 공감 얻도록 재검토 필요

부산 글로벌빌리지의 서머 캠프 모습. 부산일보DB 부산 글로벌빌리지의 서머 캠프 모습. 부산일보DB

부산시가 지난 3년간 ‘영어하기 편한 도시’ 정책을 시행했지만 정작 시민들이 직접 체감하는 정책 성과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민들이 일상적으로 영어를 사용하는 환경을 만들자는 당초 정책 도입 취지와는 달리 아동 영어교육 등 일부 분야에 한정돼 효과가 반감됐다는 것이다.

15일 부산시에 따르면 시는 2022년 하반기부터 ‘영어하기 편한 도시’를 위한 기본·종합계획을 수립하고 관련 정책을 시행해오고 있다. 지난해에는 부산 영어방송 콘텐츠 제작시설 확충, 부산 글로벌빌리지(영어마을) 노후 시설 개선 등을 위해 약 46억 원 규모의 추경 예산을 확보했다. 글로벌빌리지 활성화를 위한 연구용역도 진행 중이다.

시는 시민들이 일상적으로 영어를 구사하는 등 외국인 친화적인 영어사용 환경이 조성되면 국제행사 유치·외국기업 투자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 속에 이 정책을 도입했다.

영어하기 편한 도시 핵심 정책으로는 △부산형 영어 공교육 확대 △시민 영어 역량 강화 △글로벌 인프라·환경 조성 △공공부문 영어 역량 강화 등 5개 분야 29개 사업이 시행 중이다. 시는 지난 3년간 대표 정책 성과로 1만여 명의 아이들에게 무료로 영어 원어민 수업을 제공하는 등 영어 교육 접근성을 넓혔다고 평가한다. 외국어 병기 관광 표지판 정비와 외국어 메뉴판 실물 제작 지원 등 주요 성과로 꼽는다.

시 창조교육과 관계자는 “외국인 관광객 300만 시대를 맞이해 비즈니스와 관광 분야를 중점으로 영어 친화 도시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같은 평가가 현장의 체감과는 엇갈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책 효과 반감의 원인으로는 애초 정책 목표 설정 단계부터 ‘교육’에 방점을 찍으면서 구상과 실행 간 괴리가 커졌다는 평가다. 시민 전반의 영어 사용 환경 개선보다는 아동 대상 영어교육에 집중되면서, ‘영어하기 편한 도시’라는 목표가 사실상 어린이 중심 영어 교육으로 축소됐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시민들이 체감하는 ‘영어하기 편한 도시’로의 인식 전환 역시 이뤄지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부경대학교 남송우 명예교수(국어국문학과)는 “영어 상용화 측면에서 보면 투입된 예산과 행정력에 비해 성과는 제한적이었고, 정책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과 공감은 크지 않았다”라며 “부산시가 월드엑스포와 관광이라는 명분으로 추진한 정책을 이제는 AI(인공지능) 시대에 맞게 전면 재검토하고 조정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손희문 기자 moonsl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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