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의혹 양산 이혜훈 통합 인사 지명 철회로 끝날 일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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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 청약·투기·입시 특혜 분노 유발
탕평 인사도 도덕성과 자질 전제돼야

이재명 대통령이 25일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의 지명을 철회했다. 사진은 지난 23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 출석 모습.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5일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의 지명을 철회했다. 사진은 지난 23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 출석 모습.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에 대한 지명을 철회했다. 지명 28일 만이다. 이 기간 동안 아파트 부정 청약부터 보좌진에 대한 섬뜩한 폭언과 갑질, 영종도 땅 투기, 자녀 증여세 대납, 자녀 병역과 취업·입시 특혜 논란 등 숱한 의혹이 제기됐다. 이 대통령이 정치권 통합을 위해 시도한 이번 인사는 국민들에게 피로감만 안긴 채 끝났다. 이 전 후보자의 어설픈 변명은 국민들의 실소와 분노만 유발했다. 이 전 후보자를 지명하기 전에 청와대가 제대로 된 검증조차 하지 않은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 이는 결국 진영을 가리지 않고 기용하겠다는 이 대통령의 탕평 인사 취지마저 퇴색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청와대 홍익표 정무수석은 25일 “이 대통령은 고심 끝에 이 후보자 지명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홍 수석은 이어 이 전 후보자가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 전 후보자에 대한 의혹의 핵심은 2024년 서울 서초구 아파트 청약 과정에서 장남이 결혼하지 않은 것처럼 속여 당첨됐다는 것이다. 이 전 후보자는 당시 장남이 결혼한 것은 맞지만 부부 관계가 최악이라 혼인신고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등 지난 23일 청문회에서 비상식적 답변으로 일관했다. 정치권과 기득권의 민낯을 드러냈다는 평가다. 이 대통령이 부적절한 인물에 대한 지명을 늦게라도 철회한 것은 결자해지 차원에서 당연한 귀결이다.

이 전 후보자에 대한 지명이 철회됐다고 제기된 의혹들을 덮어서는 안 된다. 장남과 동거하는 것처럼 속여 청약 가점을 부풀렸다는 ‘위장 미혼’ 논란은 명백한 범죄 행위일 가능성이 높다. 청약 무효 등의 조치도 필요하다. 장남의 연세대 입학을 두고 제기된 이 전 후보자 남편의 ‘부모 찬스’ 의혹에 대해서도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 영종도 토지 매매 관련 양도세 축소 논란도 정밀하게 들여다봐야 한다. 의혹이 남지 않도록 즉시 수사를 통해 진실을 규명하는 후속 절차를 서둘러야 한다. 특히 청와대는 국민 공분을 부른 이번 지명 사태를 계기로 인사 검증 시스템에 원천적 하자가 없는 지를 제대로 되짚어야 할 것이다.

이 전 후보자는 12·3 비상계엄을 옹호하며 ‘윤어게인’을 외친 인물로 애초부터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지 않았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이번 인사 파문의 가장 큰 원인은 정략적이면서도 부실한 선택 때문이라는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통합과 탕평 인사의 성공 여부는 국민이 납득할 만한 최소한의 도덕성과 자질을 갖춘 적합한 후보자를 선택하는 데 달려있기 때문이다. 엄정한 검증도 필수적이다. 대한민국은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상황을 맞고 있다. 전문성을 가진 인물을 폭넓게 발탁해 국가 위기를 하루빨리 극복해야 한다. 이 대통령이 한층 진정성 있는 탕평 인사 방안을 하루빨리 내놓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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