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기습 인상… 여야 책임 공방 확산

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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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한미 상호 관세 25%로 원복”
국힘 “자화자찬 합의, 불안정한 구조 드러나”
민주 “한미 투자 특별법 정상적 입법 절차”
국회 재경위, 구윤철과 오늘 회동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가 2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가 2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6일(현지 시간) 한국에 대한 상호 관세와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무역 합의 이전 수준인 25%로 다시 인상한다고 전격 선언했다. 한국 국회가 한미 무역 합의에 필요한 법적 절차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는 이유다. 트럼프 대통령의 기습적인 관세 인상 통보에 여야는 그 책임론을 서로에게 돌리며 공방전에 돌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SNS를 통해 “한국 국회가 역사적인 (한미) 무역 협정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며 “이에 따라 한국산 자동차, 목재, 제약 및 기타 한국에 대한 상호 관세를 15%에서 25%로 인상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의 무역 협정은 미국에 매우 중요하고 각 협정에서 우리는 합의에 따라 신속히 관세를 인하해 왔다”며 “우리는 당연히 교역 상대국들도 동일하게 행동할 것을 기대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협정 이행을 위한 법안 처리가 늦어지고 있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과 저는 2025년 7월 30일 양국 모두에 유익한 훌륭한 협정을 체결했으며, 2025년 10월 29일 제가 한국을 방문했을 때도 이 조건들을 재확인했다”며 “한국 국회는 왜 이를 승인하지 않고 있는가”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거론한 한국 국회의 승인은 한국이 미국에 약속한 투자를 이행하기 위해 국회에서 통과시켜야 하는 ‘한미 전략적 투자 관리를 위한 특별법안’(대미투자특별법)을 지칭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정부 여당이 추진해 온 대미투자특별법은 여야 공방 속 국회 계류 상태다. 더불어민주당은 숙려 기간 등을 고려해 입법 절차에 속도를 내지 않은 상황이고, 야당은 특별법 처리에 앞서 국회 비준이 우선이라는 주장을 거듭해 왔다.

이번 사태를 두고 국민의힘은 즉각 정부 책임론을 들고 나섰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27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이 정부가 그토록 성공이라고 자화자찬했던 한·미 관세 합의가 얼마나 불안정한 구조 위에 놓여 있는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이어 송 원내대표는 “국회 비준의 시한에 대한 명확한 합의 사항이 없는 상태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뜻대로 관세 인상 보복이 가해질 수 있는 취약한 구조가 그대로 드러난 것”이라며 “무엇보다 지난 11월 말 민주당의 대미투자특별법 발의 이후에 정부는 이 사안에 대해서 국회에 대해서 아무런 요구도 요청도 없었다. 이런 상황이 다가올 것을 전혀 파악도 하지 못하고 손 놓고 있었다는 방증”이라고 일침했다.

국회에서 긴급 현안 질의 개최도 제안했다. 송 원내대표는 “일련의 흐름은 이재명 대통령의 대미 신뢰 관리에 혹여 문제가 발생한 것은 아닌지 하는 국민적 우려가 크다”라며 “해결하기 위해 정부 여당과 신속히 만나 머리를 맞대고 협의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반면 여당은 절차상 문제는 없었다는 입장이다.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여당 간사인 정태호 의원은 공지를 통해 “한·미 합의의 내용은 법안 발의였고 통과 시점은 없었다”라며 "국회 재경위에서는 정상적 프로세스에 놓여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5개의 한·미 투자법이 발의돼 있다”라며 “숙려 기간이 지나면 당연히 심의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심의에 집중할 여력이 없었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정 의원은 이와 관련해 “(지난해) 12월엔 조세심의, 이달에는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로 개별 법안 심의를 할 여유가 없었다”며 “향후 정상적 절차에 따라 심의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정은 긴급 대응을 서두르는 모양새다. 민주당과 정부는 이날 11시 국회에서 당초 민생 대책 논의를 위해 잡아 뒀던 당정 협의에서 관련 대응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국무회의 일정으로 참석하지 못하고, 기재부 차관이 국회를 찾아 상황 등을 보고할 예정이다.

이날 오후에는 구 부총리가 국회를 방문해 국민의힘 소속 재경위 임이자 위원장, 여야 간사인 정태호 민주당,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을 만나 대미투자특별법의 조속한 처리를 당부할 예정이다.


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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