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 중 큰소리로 욕설 퍼부은 공무원, 모욕죄로 ‘벌금형’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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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법, 40대 남성에 ‘벌금 30만 원’
끼어든 차량 운전자에게 욕설 퍼부어
피해자 가족도 욕설 들어 ‘공연성’ 성립
법원 “주변에도 들릴 정도로 크게 욕설”

부산지법 청사. 부산일보DB 부산지법 청사. 부산일보DB

부산에서 운전 도중 끼어든 차량 운전자에게 큰소리로 욕설을 한 혐의로 기소된 공무원이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피해자 가족뿐 아니라 주변 운전자들에게 들릴 만큼 욕설 소리가 컸다며 다수가 인식하는 ‘공연성’이 성립돼 모욕죄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형사7단독 심학식 부장판사는 모욕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남성 A 씨에게 벌금 30만 원을 선고했다.

공무원인 A 씨는 지난해 3월 29일 오후 5시 40분께 부산 금정구 부곡동 한 도로에서 B 씨에게 “XXXX가 돌았나? XXX아, 미안하다 하면 다야?”라고 말하는 등 5차례 이상 욕설을 한 혐의로 기소됐다.

A 씨는 2차로를 달리던 B 씨 차량이 3차로에 있던 자신의 차량 앞으로 끼어들었단 이유로 욕설을 했다고 진술했다. A 씨는 신호등 적색 신호가 들어왔을 때 운전석 창문을 열고, 나란히 정차한 B 씨 차량을 향해 욕설을 퍼부었다.

재판 과정에서 A 씨는 욕설을 한 건 맞지만, 불특정 다수가 욕설을 인식하는 ‘공연성’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공연성이 성립하지 않으면 모욕죄가 인정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재판부는 증거 영상을 토대로 공연히 B 씨를 모욕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당시 B 씨 차량에는 배우자와 자녀가 있었고, A 씨와 B 씨 차량 바로 뒤에 다른 차량들이 신호를 기다리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차량들 위치와 A 씨 목소리 크기 등을 보면 B 씨 가족뿐 아니라 다른 차량 운전자도 어떤 상황인지 알 수 있었을 것”이라며 “A 씨가 B 씨에게 욕설하는 걸 들었거나 적어도 모욕적 발언이 있었다는 걸 알 수 있었을 것이라 판단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신호 대기 중 도로 위에서 큰소리로 B 씨에게 욕설을 하는 등 죄질이 좋지 않다”며 “이번 사건으로 B 씨와 그 가족들이 상당한 정신적 충격을 받은 것으로 보이고, A 씨가 용서를 받지도 못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형사 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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