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AI 업무용 활용 비중 51.1% ‘동아시 최고’…“AI 활용 수준 고도화 필요”
‘주요국의 AI 활용 실태와 한국의 현황’ 보고서
한국, AI 업무위임도는 글로벌 평균 하회
“AI 리터러시 교육 강화 및 AI 대응 재교육
중기 AI 도입 촉진 위한 지원책 강화 필요”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임문영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부위원장,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비서관 등이 지난해 12월 3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1차 발표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제공
우리나라는 인공지능(AI) 업무용 활용 비중이 51.1%로, 동아시아 4국 중 경쟁국인 일본과 대만, 싱가포르를 제치고 가장 높게 나타났다.
특히, 글로벌 AI 활용이 자동화 중심에서 인간과의 협업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되는 가운데, 한국은 업무 현장에서 AI를 가장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국가 중 하나로 평가됐다. 다만, 한국은 AI 업무위임도가 글로벌 평균보다 낮게 나타나는 등 AI를 주로 참고용으로 할용하는 단계에 머물러 있어, 본격적인 생산성 향상을 위해서는 AI 활용 수준의 고도화가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2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발간한 ‘주요국의 AI 사용 실태와 한국의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AI 사용은 코딩(프로그래밍 언어로 알고리즘을 구현해 컴퓨터가 실행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행위) 작업에 집중돼 있으며, 자동화에서 증강으로 사용 패턴이 전환되는 추세인 것으로 분석됐다. 또 국가별 AI 사용량은 해당 국가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과 강한 상관관계를 보이며 미국, 인도, 일본, 영국, 한국이 주요 AI 사용국으로 꼽혔다.
보고서는 미국 AI 기업 앤스로픽(Anthropic)이 지난달 공개한 ‘Anthropic Economic Index’ 데이터를 활용해 국가별 AI 활용 양상을 분석했다.
그 결과 한국의 AI 사용 비중은 전체의 3.06%로 일본(3.12%)과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업무 목적 활용 비율에서는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한국의 업무용 AI 활용 비중은 51.1%로, 동아시아 4개국 중 일본(44.6%), 대만(45.8%), 싱가포르(40.8%)를 모두 앞질렀다. 이와 관련 보고서는 “한국의 업무용 AI 활용 비중이 동아시아 4개국 중 가장 높아, 기업 단위의 생산성 향상 효과가 상대적으로 빠르게 나타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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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별로 보면 한국의 AI 활용은 소프트웨어 오류 수정과 성능 개선에 가장 집중됐다. 멀티미디어 콘텐츠 생성과 편집, 학술연구 및 교육지원, 문서번역과 요약, 디지털 마케팅 등도 주요 활용 영역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AI 활용 비중 상위 10개 직업군을 보면, 컴퓨터·수리직(25.6%), 예술·디자인·미디어직(14.9%), 교육·도서관직(13.4%) 순으로, 이들 3개 직업군에 전체의 절반 이상인 53.9%가 집중돼 있다. 반면 AI를 가장 적게 활용하는 직군은 의료전문직(0.7%)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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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도 글로벌 트렌드와 마찬가지로 업무 자동화 부문보다 업무 증강 부문의 AI 사용이 확대되는 추세였다. 이는 AI 도입 이후 상당한 부분에서 자동화가 이뤄졌기 때문에 점차 AI의 역할이 변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실제로 한국의 AI 자동화 사용 비율은 이전 Anthropic 보고서에서 44.5%(2025년 8월 기준)였으나 이번 보고서에서 38.8%로 하락한 반면, 같은 기간 증강 비율은 55.5%에서 61.2%로 상승했다.
특히, 한국의 자동화 감소 폭은 5.7%포인트(P)로 동아시아 4개국 중 가장 컸다. 이는 AI를 ‘대신 일하는 도구’에서 ‘함께 일하는 협업 도구’로 인식하는 전환이 한국에서 가장 빠르게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동아시아 3개국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일본(43.3%→38.6%), 대만(46.6%→40.9%), 싱가포르(45.3%→39.6%) 모두 자동화 부문에서 AI 사용 비율이 하락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제공
다만, AI의 업무위임도 분야에서는 한국이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를 보였다.
실제 한국의 AI 업무위임도는 평균 3.29점으로 글로벌 평균(3.38점)보다 낮게 나타났는데, 이는 한국이 특정 분야를 제외하고는 AI를 대부분 참고용으로 사용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와 관련, 보고서는 “한국은 AI를 주로 참고용으로 활용하는 단계에 머물러 있어, 본격적인 생산성 효과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AI 활용 수준의 고도화가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특히, 한국의 AI 업무위임도는 평균(3.29점)이 중앙값(3점)보다 높았는데, 이는 한국이 대다수 작업에서는 AI를 참고용으로 활용하되, 일부 특정분야에서는 AI에 높은 수준의 자율성을 부여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한국을 제외한 동아시아 3개국(일본 3.3점, 대만 3.48점, 싱가포르 3.39점) 및 글로벌의 경우 AI 업무위임도 점수는 평균이 중앙값보다 낮았으며, 이는 대부분의 국가에서 특정 분야의 AI 업무위임도가 매우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보고서는 이러한 특성이 한국의 생산성 전망과 직결된다고 평가했다.
앤스로픽(Anthropic)은 현재의 AI 사용 패턴이 지속될 경우 향후 10년간 미국의 연간 노동생산성 증가율(성장률)이 약 1.0~1.8%P 높아질 것으로 추정했으나, AI의 작업 성공률을 반영하면 약 1.0~1.2%P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고서는 분석했다. 이는 AI가 모든 작업에서 인간을 대체하기 보다는 특정 영역에서 보완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보고서는 정책 과제로 △AI 리터러시(인공지능을 이해하고 비판적으로 활용하는 능력) 교육 강화 △중소기업의 AI 도입을 촉진하기 위한 지원 정책 강화 △AI로 인한 직무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재교육 및 전직 지원 프로그램 확충 등을 제시했다. AI를 인간을 대체하는 기술이 아니라 생산성을 높이는 협업 도구로 활용할 수 있도록 기업과 노동 현장의 활용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