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가수 돕자” 남해군 슬기로운 기본소득 사용법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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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어촌 시범 지역에 15만 원씩
지역 정착한 청년 지원 비롯해
가치 있는 소비에 주민 공감대

지난해 12월 26일 경남 남해군의 한 게스트하우스에서 안지원 씨가 주민들 앞에서 작은 공연을 열고 있다. 본인 제공 지난해 12월 26일 경남 남해군의 한 게스트하우스에서 안지원 씨가 주민들 앞에서 작은 공연을 열고 있다. 본인 제공

경남 남해군을 비롯한 전국 10개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 지역 지원금 15만 원 지급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이르면 이달 말 지급될 예정인데 남해군 주민 사이에서 기본소득을 보다 가치 있게 쓰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2일 남해군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남해군 농어촌 기본소득 신청자는 대상자 4만 770명 중 3만 6805명이다. 신청률 90.3%를 기록했다. 이달에는 1월에 신청하지 않았거나 전입한 지 30일이 되지 않은 대상자를 상대로 추가 신청을 받는다.

아직 농림축산식품부 지침이 확정되진 않았지만 첫 지원금 지급 시기는 이달 말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해군 관계자는 “아직 지급 예정일이 확정되지 않았다. 하지만 적정성 검토도 모두 통과된 만큼 크게 걱정할 일은 없다. 행정 절차는 예정대로 추진되고 있다”고 말했다.

농어촌 기본소득 지원금 지급이 가시화되자 남해군에서는 ‘15만 원을 가치 있게 쓰자’는 목소리가 힘을 낸다. 남해군 여성농민회 일부 회원은 15만 원 중 일부를 따로 모아 로컬 크리에이터인 싱어송라이터 안지원 씨(34)를 돕기로 했다.

안 씨는 남해군이 좋아 서울과 남해군을 오가다 2018년 9월 아예 둥지를 틀었다. 특히 안 씨는 노랫말에 남해군과 남해 여성을 담아 지역 홍보의 첨병 역할을 맡고 있다. 이에 감동한 여성 농민들은 십시일반 안 씨가 안정적으로 창작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나선 것이다.

남해군 여성농민회 구점숙 부회장은 “농어민은 정부지원금이라도 있지만 예술가는 이마저도 없다. 농민을 위해 노래를 불러주는데 많지 않은 돈이지만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마음을 전했다.

뜻밖의 호의에 안 씨는 받은 사랑을 지역과 주민을 위한 노래로 보답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언니들의 도움을 허투루 쓰지 않겠다. 남해군을 알리고 남해 여성 농민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라고 답했다.

지원금으로 관광객을 위한 ‘무료 공유 공간’을 꾸리려는 남해 주민도 있다. 5명으로 구성된 이들 모임은 이미 남해읍 한 주택을 임대해 놓은 상태다.

현재 남해읍에는 청년들이 모여 토론하거나 잠시 쉬어갈 마땅한 공유 공간이 없다. 일부 공공기관에서 운영하는 곳은 저녁에는 문을 닫거나 주말에는 아예 이용이 제한된다. 이에 농어촌 기본소득으로 남해읍에 모든 사람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공유 공간을 만들겠다는 생각이다. 남해에 온 관광객이 마땅한 숙소가 없어 애를 먹을 때를 대비해 잠시 머무를 수 있는 공유 숙소 역할도 맡게 된다.

공유 공간을 계획 중인 안병주 씨는 “사비로 수익성이 없는 공유 공간을 운영하기는 불가능하다. 농어촌 기본소득이 지급되기 때문에 할 수 있게 됐다.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인 만큼 지역을 위해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26일 경남 남해군의 한 게스트하우스에서 안지원 씨가 주민들 앞에서 작은 공연을 열고 있다. 본인 제공 지난해 12월 26일 경남 남해군의 한 게스트하우스에서 안지원 씨가 주민들 앞에서 작은 공연을 열고 있다. 본인 제공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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