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동기지 군사 장비 증강… 2차 핵 협상 앞두고 이란 압박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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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사대에 방공 미사일 탑재
정찰기 등 항공 전력도 강화
트럼프 항모 추가 전개 시사
협상력 높이려는 의도란 분석

지난달 17일(왼쪽)과 지난 1일 카타르 알우데이드 공군기지의 패트리어트 방공 미사일 배치 상태를 비교하는 플래닛랩스 위성 사진. 로이터연합뉴스 지난달 17일(왼쪽)과 지난 1일 카타르 알우데이드 공군기지의 패트리어트 방공 미사일 배치 상태를 비교하는 플래닛랩스 위성 사진. 로이터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이 다음 주 2차 핵 협상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미군은 이를 겨냥한 군사 압박 수위를 고조하고 있다. 중동 최대 기지 내 이동식 트럭 발사대에 방공 미사일을 탑재하는 등 군사 장비 증강에 나섰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항공모함 추가 전개 가능성을 시사했다. 8개월 만에 재개된 양국의 핵 협상 타결에 세계의 긴장감이 높아지는 대목이다.

로이터통신은 10일(현지 시간) 위성사진 분석 결과 2월 초 카타르 알우데이드 미군 기지에서 다수의 패트리엇 방공 미사일이 M983 고기동성전술트럭(HEMTT)에 실린 장면이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반고정식 발사대가 아닌 이동식 트럭 발사대에 패트리엇 미사일을 탑재한 것은 이란이 공격할 경우 신속한 타격 또는 방어적 기동을 위해 더 빠르게 이동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포렌식 이미지 분석가인 윌리엄 굿힌드는 로이터에 “HEMTT 탑재 결정은 패트리엇 미사일의 이동성을 훨씬 더 높여, 더 빠른 속도로 다른 장소로 옮기거나 재배치할 수 있게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자국 영토가 공격받으면 미군 기지를 상대로 보복할 수 있다고 경고해왔다. 이란은 지난해 이스라엘과의 ‘12일 전쟁’에서 소진한 미사일 재고를 상당 부분 다시 채웠으며, 수도 테헤란 등 여러 곳에 지하 미사일 복합시설을 보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지난달 27일과 이달 10일에는 이란 해군의 ‘드론 항공모함’ IRIS 샤히드 바게리가 남부 항구도시 반다르아바스 인근 해상에서 연이어 목격돼 긴장감을 높였다.

이런 가운데 카타르 알우데이드 기지뿐 아니라 이라크, 요르단,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바레인, 오만, 튀르키예 등 인접 미군 기지들에서도 군사자산을 증강한 사실이 위성사진에 포착됐다.

지난 1일 촬영된 위성사진을 보면 알우데이드 기지에 RC-135 정찰기 1대, C-130 허큘리스 수송기 3대, KC-135 공중급유기 18대, C-17 수송기 7대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17일 위성사진에는 공중급유기 14대와 C-17 수송기 2대만 찍혔다.

요르단 무와파크 기지에도 지난 2일 F-15E 전투기 17대와 A-10 선더볼트 공격기 8대, C-130 수송기 4대, EA-18G 그라울러 전자전기 4대 등이 목격됐다.

인도양 디에고가르시아 기지의 경우 지난달 31일 위성사진과 이달 6일 위성사진을 비교하면 항공기 7대가 더 늘었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이와 동시에 트럼프 대통령은 언론을 통해 이란을 향한 경고성 메시지를 쏟아내며 여론전에 나선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미 온라인매체 악시오스와의 인터뷰에서 다음 주 미국과 이란 간의 2차 핵 협상이 열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히면서 “협상을 타결하거나, 지난번처럼 매우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한 함대가 그곳으로 향하고 있으며, 또 다른 함대도 추가로 투입될 수 있다”고 말하면서 “또 다른 항공모함 전단을 보내는 방안도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중동 지역에 에이브러햄 링컨 항공모함 전단을 전개한 데 이어 이란 주변에 군사자산 배치를 한층 강화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러한 미국의 행동은 군사적 압박을 병행해 이란을 상대로 협상력을 높이려는 포석으로 볼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같은 군사적 위협으로 인해 이란이 “협상을 매우 간절히 원하고 있다”면서 이란이 이전 협상 때보다 훨씬 진지하게 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6월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격을 언급하며 “지난번엔 그들이 내가 실행에 옮길 거라 믿지 않았다. 그들은 과도하게 자신했다”고 말한 뒤, 이번 협상은 “매우 다르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란과 훌륭한 합의를 이룰 수 있다”며 외교적 해결 가능성을 열어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폭스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도 이란이 핵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있어 미국과 합의하고 싶어한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렇지 않다면 어리석은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일 오만 무스카트에서 미국과 이란 간 협상이 시작된 가운데 연일 언론 인터뷰와 SNS 메시지로 이란에 합의를 압박하고 있다. 이란은 평화적 목적을 위한 우라늄 농축은 허용돼야 하고 미사일 프로그램은 협상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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