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세는 늘었지만 다른 세수는 불안…작년 부가세 80조 아래로 ‘뚝’
법인세 22% 감소 후 작년 35% 늘어 '들쑥날쑥'
'코스피 5000'이지만…세율 인하로 증권거래세 세수 28%↓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부가가치세(이하 부가세) 세수가 지난해에는 80조 원 아래로 뚝 떨어졌다. 법인세 세수는 2024년 20%대 감소했다가 지난해 30%대로 증가하며 크게 출렁이는 모습이었다.
18일 ‘2025회계연도 총세입·총세출 마감 결과’에 따르면 2025년 부가세 수입은 전년(82조 2000억 원)보다 3.7% 감소한 79조 2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부가세가 덜 걷힌 것은 역설적으로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따른 수출과 설비투자 급증으로 환급액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수출은 부가세를 0%(영세율)로 매긴다. 따라서 수출이 늘어날수록 기업이 원재료나 부품을 사며 낸 부가세를 환급받는 규모가 커지는 구조다. 설비투자를 하면 공급가액의 10%인 부가세를 먼저 내는데, 그해에 가동하지 못해 매출이 충분히 늘지 않았거나 매출이 수출 중심이면 역시 환급이 커진다.
지난해엔 반도체가 수출을 견인하며 우리나라 수출액이 역대 최고인 7094억 달러를 기록했고,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설비투자지수는 1.7% 상승했다. 소매판매액지수(소비)가 0.5% 상승하며 4년 만에 플러스로 전환했지만, 환급 규모가 커지면서 부가세 수입은 전년보다 감소한 것이다.
지난해(2025년) 법인세 세수는 전년(62조 5000억 원)보다 35.3%나 증가한 84조 6000억 원을 기록했다. 반도체 경기 개선 덕에 부가세는 줄었지만 법인세는 늘었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작년 법인세 신고분은 60조 9000억 원으로 전년보다 54.5% 늘었다. 세계 경제 성장과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증가 등으로 전기·전자 업종의 영업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됐기 때문이다. 또 작년 법인세 원천분(23조 7000억 원)은 일반법인의 금융자산 증가에 따른 영향으로 2.6% 상승했다.
법인세 세수는 최근 변동이 심했다. 2020년에는 전년보다 23.1% 감소했다가 2021년엔 26.8% 뛰었고, 2022년에도 47.2% 급증했다. 하지만 2023년 -22.4%에 이어 2024년에는 -22.3%를 나타냈다. 2020년대 기준으로 증감폭은 최대 69.5%포인트(P)나 됐다.
이런 흐름에 전체 국세 내 두 세목의 비중이 역전됐다.
2024년엔 법인세 비중이 18.6%, 부가세 비중은 24.4%였는데, 지난해에는 법인세가 22.6%, 부가세가 21.2%로 뒤바뀌었다.
법인세 세수 변동은 정부의 국세수입 추계 오차를 키우는 주요 요인이다. 1년의 시차가 있을뿐 아니라 급작스러운 경기 변동에도 취약하기 때문이다. 2023년 56조 4000억 원, 2024년 30조 8000억 원의 대규모 '세수 펑크'의 요인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지난해 소득세 수입은 130조 5000억 원으로 전년(117조 4000억 원)보다 11.1% 늘었다. 임금 상승과 자영업자 사업소득 개선 등의 영향이다. 특히, 양도소득세는 19조 9000억 원으로 전년보다 19.2% 늘었다. 해외주식양도차익 증가에 따른 주식분 양도소득세수 증가와 주택매매거래 증가 등의 영향이다.
소득세 세수는 법인세·부가세와 비교했을 때 비교적 안정적이다. 2020∼2025년 국세 내 소득세의 비중은 32.6∼34.9%로 편차가 작았다.
농어촌특별세(농특세)는 지난해 9조 2000억 원 걷혔다. '코스피 5,000'을 코앞에 두고 유가증권시장 주식거래대금이 늘며 전년(7조 원)보다 31.4% 증가했다. 다만, 증권거래세는 증권거래세율이 0.03%P 인하되면서 전년보다 27.7% 감소한 3조 4000억 원 걷혔다. 이에 따라 지난해 연간 국세수입은 373조 9000억 원으로 전년(336조 5000억 원)보다 11.1%(37조 4000억 원) 늘었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