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브로커" "사회악은 정치인"…李·장동혁 다주택 두고 충돌
SNS 메시지 쏟아내는 李, 장동혁 겨냥
"사회악은 다주택이 돈 되게 만든 정치인들"
장 대표 "이 대통령, 선거 브로커냐"…수위 높은 설전
장 대표 95세 노모 시골집 두고도 신경전
"고향 집, 면죄부 안 돼", "국민을 혐오로 포장·악마화"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한복차림으로 국민에게 새해 인사를 전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모든 국민을 아우르고 섬기는 모두의 대통령으로서 다짐의 말씀을 드린다"라며 "국민께서 원하는 대한민국의 모습을 이정표 삼아 한 걸음 한 걸음 흔들림 없이 걸어가겠다. 지난 한 해 서로를 격려하며 어려움을 이겨낸 것처럼, 새해에도 우리 사회가 따뜻한 연대와 신뢰 위에서 함께 나아가길 소망한다"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연일 부동산 정책에 대한 공격적인 메시지를 내고 있는 이재명 대통령이 이번엔 소셜네트워크(SNS)로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직격하며 ‘부동산 여론전’이 극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장 대표가 부동산 메시지를 쏟아내는 이 대통령을 향해 “다주택자를 사회악으로 규정한 이 대통령은 ‘선거 브로커’냐”고 비판하자, 이 대통령은 즉각 “사회악은 다주택이 돈 되게 만든 정치인들”이라고 맞받았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도 당 차원의 논평으로 부동산 여론 주도권 경쟁에 나서면서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정치권 핵심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이 대통령은 18일 엑스(X·옛 트위터)에 “굳이 사회악을 지목해 비난해야 한다면, 그 비난은 나쁜 제도를 활용한 다주택자들이 아니라 나쁜 제도를 만들어 시행한 정치인들이 받아야 한다”고 적었다. 이어 이 대통령은 “바람직하지 않은 다주택 보유가 이익 아닌 부담이 되게 해야 할 정치인들이 특혜를 방치할 뿐 아니라 다주택 투기를 부추기거나 심지어 자신들이 다주택에 따른 초과 이익을 노리는 이해충돌까지 감행한다”고 덧붙였다. 이 글에는 전날 장 대표가 이 대통령을 향해 “다주택자를 무조건 사회악으로 규정한다”고 비판했다는 내용을 다룬 언론 기사가 첨부됐다.
이 대통령의 이날 SNS 메시지는 주택 6채를 보유하고 있는 장 대표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지난 16일 새벽에도 ‘장동혁 주택 6채’라는 제목의 기사를 SNS에 공유하며 “국민의힘은 다주택자를 보호하고 이들의 특혜를 유지해야 한다고 보느냐”고 노골적으로 비판한 바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약자와의동행위원회 위원들이 13일 서울 중구 중림종합사회복지관에서 설맞이 배식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통령은 이날 X에 “각각의 책임으로 주어진 자유를 누리며 법률이 허용하는 최대의 방식으로 돈을 버는 자본주의 시장경제 체제에서 법과 제도를 벗어나지 않는 다주택 보유 자체를 사회악이라 비난할 수는 없다”고도 적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또 게시글에 “왜곡된 주장이 많아 사족을 하나 붙이겠다”며 “다주택이 다 문제는 아니다. 부모님 사시는 시골집, 자가용 별장, 소멸 위험 지역의 세컨드 하우스 등 주택 부족에 따른 사회문제와 무관한 것은 누구도 문제 삼지 않는다. 정부도 이런 집 팔라고 할 생각 추호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는 장 대표가 노모의 시골집을 언급하며 “대통령 때문에 새해 벽두부터 불효자는 운다”는 입장을 밝힌 데 대한 반박 성격으로 해석된다. 앞서 이 대통령이 장 대표의 주택 6채 보유 기사를 공유한 이후 장 대표는 해당 집에 살고 있는 95세 노모의 걱정이 크다고 언급한 바 있다. 장 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으로 “인구 소멸의 위기 속에서도 고향 집과 노모의 거처를 지키는 지방 서민들은 투기꾼이 아니라 지역 경제를 온몸으로 받치고 있는 애국자들”이라며 “명절이라 95세 노모가 살고 계신 시골집에 왔다. (다주택을 사회악으로 규정하는) 대통령 때문에 새해 벽두부터 불효자는 운다”고 적었다.
이 대통령과 장 대표가 SNS로 ‘설전’을 벌이면서 양 당도 여론전에 나섰다. 민주당 백승아 원내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장 대표가 ‘불효자는 웁니다’라며 노모가 거주 중인 시골집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린 데 대해 “고향 집 인증샷이 다주택 정책의 면죄부가 되지는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금 국민이 듣고 싶은 것은 자극적인 언어유희가 아니라 주거 사다리를 복원하고 시장을 안정시킬 구체적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조용술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대통령의 끝없는 SNS 정치가 다주택자를 탓하다 정치 책임을 말하는 대통령의 자기모순을 보여주고 있다”며 “납세 의무를 이행하는 국민을 혐오로 포장해 악마화하는 것은 통합 정치의 모습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