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브랜드에 빠진 외국인 관광객, 백화점 몰렸다

김동주 기자 nicedj@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롯데백화점 부산본점·광복점
올해 1~2월 외국인 매출 급증
K패션·뷰티·식품 등 판매 많아
신세계 센텀도 3년 연속 고성장
외국인 관광객 실적 개선 이끌어

지난달 롯데백화점 광복점에서 열린 외국인 관광객 대상 ‘플레이 트럭’ 팝업 행사. 각 사 제공 지난달 롯데백화점 광복점에서 열린 외국인 관광객 대상 ‘플레이 트럭’ 팝업 행사. 각 사 제공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 중앙광장에 설치된 ‘나라별 새해 인사 포토존’. 각 사 제공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 중앙광장에 설치된 ‘나라별 새해 인사 포토존’. 각 사 제공

지난해 연말, 롯데백화점 부산본점 식당가에 예상보다 많은 외국인 관광객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일부 메뉴의 식재료가 동나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후 백화점 측은 외국인 방문 증가에 대비해 식자재 수급 등을 전면 점검했다. 관광객이 ‘구경객’을 넘어 주요 소비 주체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최근 부산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뚜렷하게 증가하면서 주요 백화점의 매출 구조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부산본점과 롯데백화점 광복점, 신세계 센텀시티 등 핵심 점포들은 외국인 매출이 두 자릿수 이상 증가하며 실적 개선의 새로운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부산본점의 올해 1월부터 2월 11일까지 외국인 전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65% 증가했다. 중국인 관광객 매출은 약 30%, 일본인 관광객 매출은 약 25% 늘며 성장세를 이끌었다. 구매 고객 수 기준으로는 중국인이 약 200%, 일본인이 약 120% 증가했다. 외국인 고객의 평균 객단가는 약 20만 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주요 구매 품목은 젠틀몬스터, 노스페이스 등 패션 브랜드로, 전년 대비 40% 이상 신장했다. 여기에 탬버린즈, 마뗑킴, 마크곤잘레스 등 K뷰티·K패션 브랜드가 중국인 고객을 중심으로 세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며 새로운 매출 동력으로 떠올랐다.

광복점 역시 외국인 관광객 증가 효과를 보고 있다. 같은 기간 외국인 전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0% 이상 늘었다. 국적별 구성비는 중국이 약 35%로 가장 높았고, 동남아시아 25%, 미국·유럽 20%, 일본 10% 등으로 다양하게 나타났다. 구매 카테고리는 패션이 약 65%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뷰티·액세서리·IT·식품 등이 뒤를 이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광복점은 원도심 관광 동선과 인접한 입지 특성상 단체 관광객보다는 개별 자유여행객 비중이 높아, 즉흥적 구매와 외국어 응대 문의가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는 외국인 소비 구조 변화가 가장 뚜렷한 사례로 꼽힌다. 외국인 매출은 2023년에 전년 대비 668% 증가한 데 이어 2024년 105%, 2025년 135% 신장하며 3년 연속 고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외국인 고객 중 중국과 대만 등 중화권 비중이 35%에 달했으며, 미국 고객도 17%를 차지했다. 특히 외국인 고객 가운데 개별 관광객 비중이 75%로, 단체 관광객을 크게 웃돌았다. 센텀시티 내 스파랜드는 지난해 이용객 2명 중 1명이 외국인이었을 정도로 외국인 비중이 높았다.

택스 리펀드(부가가치세 환급) 건수도 지난해 전년 대비 60% 증가했다. 환급 수요가 급증하면서 센텀시티는 지난해 11월 외국인 데스크를 추가로 설치했으며, 올해 3월까지 즉시 환급이 가능한 매장을 약 50곳 늘릴 계획이다.

외국인 소비 구조 역시 달라지고 있다. 센텀시티 기준 해외 명품 매출 비중은 2023년 49%에서 2024년 40%, 2025년 38%로 점차 감소하는 추세다. 반면 K패션 중심 영패션 비중은 15%까지 확대됐다. 고가 명품 위주의 구매에서 벗어나 K브랜드와 체험형 소비로 수요가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변화로 풀이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외국인 소비가 실적을 떠받치는 구조적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며 “백화점은 관광 인프라의 일부로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주 기자 nicedj@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

    당신을 위한 뉴스레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