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진출 지속적 성과, 안정된 투자 연결에 달렸다 [커버스토리]
존재감 키운 부산 기업들, CES 이후 과제는
혁신기업 28곳, 관련 기관 6곳
역대급 운영, 최고 계약 실적
기술력 우수한 기업들 많지만
불확실성 이유로 투자 못 받아
R&D 단계 매칭 공공역할 필요
부산시 "지역 펀드 적극 조성"
올 1월 열린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6’의 통합부산관을 찾은 외국인 관람객. 부산시 제공
부산 기업들은 이번 ‘CES 2026’ 참가로 역대급 성과를 거뒀다. 특히 AI 분야에서 두각을 보였다. 다만 이들 기업이 대부분 신생·소규모인 만큼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에 있어 투자사들과의 매칭은 관건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부산시는 정부·지자체·금융기관·지역사회가 함께 참여하는 지역성장펀드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내세웠다.
■역대 최대 규모 성과
부산시는 지난달 27일 시청 대회의실에서 가전·IT 전시회인 CES 2026 통합부산관 리뷰 세미나를 열었다. 미국에서 열린 CES 2026 참가 성과를 나누고 부산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 지원 방안 등 후속 전략을 논의했다. 세미나는 CES 2026 통합부산관 현장 영상 상영 ‘팀 부산이 함께 그리는 부산의 미래’ 간담회, CES 2026 트렌드 읽기 전문가 강연, 통합부산관 참가기업 성과 발표순으로 진행됐다.
올해 통합부산관은 부산 혁신기업 28개사와 6개 유관기관이 협력해 역대 최대 규모로 운영됐다. 사업 현장 계약 2건(300만 달러)을 포함해 향후 1년 내 계약 성사가 예상되는 약 2867만 달러 규모의 계약 추진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1000만 달러 규모의 CES 2024, 1739만 달러 규모의 CES 2025 대비 증가한 수치이자 역대 최대 규모다.
CES 2026에서는 최고혁신상 2개사를 포함해 총 13개 기업이 혁신상을 받았다. 부산라이즈혁신원은 지역 6개 대학과 공동 참여해 산학 연계 기반의 ‘지산학 통합 모델’을 구현했다. CES 2026에 참여한 부산 기업들은 부산의 기술력에 대한 글로벌시장의 높은 관심을 확인했다.
■투자사 매칭, 여전히 관건
부산 기업들의 기술력과 해외 진출 성과는 늘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투자사 매칭 등 자금 문제는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해외 전시회나 기술 평가에서 성과를 거두고도 안정적인 투자사 매칭에 실패하는 경우도 다반사다. 부산 기업인들 사이에선 기술력이 투자로 이어지지 못하는 ‘중간 단계 공백’을 해소할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기술과 자본을 연결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투자유치 과정에서는 기술성뿐 아니라 시장성, 수익성, 성장 가능성 등이 종합적으로 평가된다. 기술력이 우수한 기업이라 하더라도 사업화 단계의 불확실성이 크다는 이유로 투자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연구개발(R&D) 단계에서 검증된 기술이 사업화와 투자로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도록 공공이 일정 부분 역할을 맡아야 한다는 요구가 제기되는 까닭이다.
초기 단계에서 기술 검증과 사업성 평가를 함께 진행한 뒤, 공공이 마중물 역할을 하는 구조가 대안으로 제시된다. 부산시가 직접 투자하거나 보증을 제공해 민간 투자 유치를 촉진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되면 기업은 초기 자금 부담을 줄인 상태에서 해외 시장 진출과 사업 확장에 나설 수 있고, 이는 다시 지역 산업과 경제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다.
이 같은 대안은 기술개발과 사업화, 투자유치를 하나의 흐름으로 묶는 게 목적이다. 기술력이 검증된 기업이 자금 부족으로 성장 기회를 놓치는 일을 줄여야 한다. 공공이 중간 단계에서 위험을 분담하고, 이후 민간 자본이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면 변화가 가능하다.
다만 지방자치단체가 직접 자금을 운용하는 데에는 현실적인 제약이 따른다. 공공 자금은 통상 펀드 형태로 조성돼 전문 운용사를 통해 집행된다. 이 과정에서 수익성을 중시하는 운용 기준이 적용된다. 그 결과 상대적으로 시장성과 성장성이 검증된 수도권 기업에 투자 자금이 집중되고, 지역 스타트업은 후순위로 밀리는 구조가 반복돼왔다.
부산이 글로벌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스타트업 도시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전시회 성과에 그치지 않고 투자로 연결되는 실질적인 지원 체계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투자사 매칭 문제를 어떻게 해소하느냐가 향후 부산 산업의 지속 성장 여부를 가르는 핵심 과제가 될 것이다.
사진은 지난달 27일 부산시청에서 열린 리뷰 세미나 행사. 부산시 제공
■기회 커진 올해, 도약의 해 될까
변화를 위해선 지역 중심의 투자 구조 개편이 필요하다. 부산시는 지역 기업이 보다 직접적인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지역성장펀드를 적극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단순히 수익성만을 투자 기준으로 삼기 보다 지역에서 투자받을 수 있게 연계 구조를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올해 부산시는 ‘초광역형’ 지역성장펀드 조성에 나섰다. 부울경을 아우르는 1000억 대 펀드를 조성해 지역펀드의 수익성과 경쟁력을 높이려는 구상이다. 중기부는 지난 1월 지역성장펀드에 참여할 지방정부를 모집하는 공고를 냈다. 부산시는 이번 공고의 지역 우대 정책을 적극 활용해 울산, 경남과 함께 ‘초광역형’ 모델 도전을 계획했다. 이달 중 최종 우선협상대상자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다.
박형준 시장은 “CES 2026에서 ‘팀 부산’이 보여준 것은 단순한 가능성이 아니라 세계 시장에서 통할 수 있다는 검증된 경쟁력”이라며 “투자 시장에서도 지역 기업들이 좀 더 혜택을 볼 수 있도록 부산시가 방법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