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 사업 표류에 애꿎은 조합원 ‘아우성’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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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착공 후 장기간 표류
조합원-사업자 법적 다툼도
피해 호소…시, 관리·감독 강화

경남 사천시 사천예수.화전지구 임대주택협동조합 사무실. 조합 제공 경남 사천시 사천예수.화전지구 임대주택협동조합 사무실. 조합 제공

경남 사천시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 사업이 장기간 표류하면서 조합원 피해가 현실화하고 있다. 사천시도 문제점을 인지하고 있지만 행정 개입의 한계성 탓에 적절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4일 피해 조합원들에 따르면 사천시 정동면 예수리 일원에 추진 중인 민간임대주택 사업이 10년 가까이 지연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조합원 피해가 현실화하고 있다.

해당 사업은 지난 2016년 12월 1389가구 조합원 모집으로 시작됐다. 2017년 착공 후 2020년 입주 목표로, 10년 안심 주거 민간임대아파트로 홍보하며 임차인을 모집했다. 하지만 부지 확보 문제와 사업비 증가에 따른 자금난 등으로 시공사가 여러 차례 변경됐고 결국 사업이 표류하기 시작했다.

그 사이 조합원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조합원 수는 약 1200명으로 추산되며 1인당 계약금은 1500만 원에서 많게는 1억 원에 달한다는 게 피해 조합원들의 주장이다. 일부 조합원들은 사업자를 상대로 형사 고소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피해 조합원은 “사기 혐의로 사업자를 형사 고소했고 조합원 탈퇴를 위한 민사 소송도 하고 있다. 하지만 수사와 재판을 기다리는 동안에도 조합원들의 삶은 계속 무너지고 있다. 내 집 한 채 마련하겠다는 꿈은 빚이 됐고 노후를 준비하겠다는 선택은 불안과 고통이 됐다”며 호소했다.

피해 조합원들은 사천시의 적극적 행정도 주문하고 있다. 해당 사업이 추진되는 동안 ‘정부 지원’, ‘공공 지원’ 등이라는 명칭이 사용돼 신뢰를 준 데다 지자체 인허가를 받은 만큼 지자체에도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한 피해 조합원은 “홍보 과정에서 정부 지원 임대아파트,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 주택보증공사(HUG) 보증 등을 강조했다. 공공이라는 이름이 사용해 신뢰를 주었으면 공공에서 관리·감독 책임이 있어야 한다. 또한 시의 건축 인허가를 받아 추진된 사업이면 인허가 과정에서 자금 구조와 사업 추진 가능성에 대해서도 충분한 검토를 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사업자 측은 사업이 지지부진한 건 맞지만 절대 사기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토지 매입이 마무리됐고 사업계획 승인도 났지만 PF대출이 막혀 있어 사업이 속도를 내지 못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조합 관계자는 “피해 조합원 심정을 이해하지만 조합이 사업 추진 의사가 없는 건 아니다. 자금 대출이 원활하지 않아서 사업이 막혀 있다. 조만간 총회를 열고 조합원들에게 사업에 대한 부분을 설명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현행 법령상 행정이 직접 개입할 수 있는 범위에 한계가 있다며 한발 물러서 있던 사천시도 보다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사천시는 앞서 허위·과장 광고 여부에 대해 관계 기관 신고, 행정 조치, 불법 현수막 등에 대한 단속·과태료 부과, 사업 진행 상황에 대한 점검 등을 진행해 왔지만 큰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하지만 조합원 피해가 커지자 관리·감독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사천시 관계자는 “조합원 피해 현황 파악과 관계 기관과의 협의 강화, 유사 사례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 개선 사항 발굴, 상급 기관 건의, 사업 진행 상황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실시할 계획이다. 또한 사업 주체가 책임 있는 자세로 문제 해결에 임할 수 있도록 행정이 가능한 범위 내에서 관리·감독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은 입주자 모집 시 무주택 요건, 특별공급 기준 등 공공성이 강화된 민간임대주택 유형이다. 국가·지자체·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이 시행 주체가 되는 공공건설임대주택과는 법적 성격과 관리·감독 범위가 다르다.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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