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픽] 권혁 개인전 ‘Void=Empty but Holding’
갤러리 휴 3월 22일까지 전시
‘실재’ 넘어 붓으로 빚은 도자기
비움·치유·기억 등으로 풀어내
권혁, 기억, Oil on canvas, 2026. 갤러리 휴 제공
‘도자기를 붓으로 빚는 작가’. 이 말만큼 권혁 작가의 작업을 명쾌하게 표현하는 말이 또 있을까.
부산 남구의 갤러리 휴(분포로 145 W스퀘어 1층)가 오는 22일까지 서양화가 권혁 개인전 ‘보이드=엠프티 벗 홀딩’(Void=Empty but Holding)을 열고 있다. 비움, 치유, 현대인, 봄나들이, 포용, 자화상, 기억 등을 핵심 키워드로 내세운 이번 전시는 “도예가가 흙을 다듬듯 작가 머릿속에 맴도는 형상을 붓으로 빚어낸” 작품을 선보인다.
작가는 말한다. “나는 도자기의 소박하고 담백한 미학을 깊이 탐구하며, 그것을 나만의 시각으로 재창조한다… 마치 도공이 유약을 입히고 가마의 시간을 기다리듯, 나 역시 수없이 붓질을 거듭하며, 내 마음의 빛깔이 완성되기를 기다린다.” 그러면서 덧붙인다. “이 작품 속 도자기는 실재하지 않는다. 나는 실재를 넘어, 붓으로 나만의 도자를 빚어내며, 시간과 인내 속에서 내면의 깊이를 담아낸다.”
권혁. 기억, Oil on canvas, 2026. 갤러리 휴 제공
권혁. 기억, Oil on canvas, 2026. 갤러리 휴 제공
작가에게 ‘비움’은 내면의 치유와 재발견을 위한 본질적 여정이다. ‘치유’의 여정은 내면의 깊은 고요를 찾는 과정이다. ‘현대인’이기도 한 그는 감추고, 만들어가는 자아 사이의 긴장을 담아낸다. ‘봄나들이’도 풍경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다시 시작되는 생명력과 창작의 설렘을 담아낸다. ‘포용’은 갈망에 대한 응답이다. 달항아리 외곽에 세계 각지 언어로 새긴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라는 문장이 누군가의 마음을 열고, 품을 수 있기를 바랐다. ‘자화상’ 시리즈는 꿈과 현실 사이의 긴장, 그 속에서 발견하는 작은 진실을 담는다. ‘기억’ 역시 단순히 과거의 축적이 아니라, 앞으로의 삶을 살아가는 동력이자 의미이다.
권혁은 계명대 서양화과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레핀미술대에서 석사과정을 마쳤다. 관람 시간은 오전 11시~오후 6시(점심시간 낮 12시~오후 1시 30분). 휴관일 없음.
김은영 기자 key66@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