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개혁 신중론'에 여권 내부 엇박자 잦아들까
중수청·공소청 설치법안 놓고 강경파 '원안 사수' 목소리
정청래 "대통령 철학 든든히 뒷받침" 진화 나서 귀추 주목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11일 인천 강화군 강화평화전망대에서 열린 인천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인천시장 후보로 확정된 박찬대 의원. 연합뉴스
검찰 개혁을 둘러싼 여권 내부의 노선 갈등에 대해 이재명 대통령이 잇따라 ‘신중론’을 강조하고 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11일 “대통령의 철학을 당이 든든하게 뒷받침하겠다”며 진화에 나서면서 당내 강경파의 목소리가 잦아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정 대표는 이날 인천 강화평화전망대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찰개혁에 대한 대통령의 의지는 변함이 없고 한결같고 강하다”면서 “대통령의 일관된 철학을 당에서 든든하게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검찰개혁을 열망하는 국민, 당원 여러분과 당정청(민주당·정부·청와대)의 방향이 크게 다르지 않다”며 “당원 여러분의 바람처럼 수사·기소 분리라는 대원칙으로 당정청이 합심·단결해서 잘 처리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제는 미진한 부분, 부족한 부분, 그리고 혹시 있을지 모를 독소조항, 이런 부분을 잘 해결하기 위해서 머리를 맞대고 진짜 치열하게, 긴밀하게, 요란하지 않게 내부에서 토론할 시간”이라며 “저와 원내대표, 지도부가 그 일을 잘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공소청 설치 법안과 관련해 당내 강경파 의원들의 수정 요구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정 대표가 원활한 조율을 통해 법안을 처리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이 대통령은 이 같은 논란에 대해 지난 7일 엑스(X, 옛 트위터)를 통해 “주장하고 비판하는 것으로 충분한 입장과, 주장하는 만큼의 대안을 내고 그 결과에 대해 무한책임을 져야하는 입장은 또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9일엔 “개혁은 혁명보다 어렵다고 한다. 지난하고 번거롭고 복잡하다고 혁명을 할 수는 없다”면서 다시 한번 속도조절론으로 설득에 나섰다.
민주당 강원도지사 후보로 확정된 우상호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당론을 정한 이후에는 소신이라고 하더라도 당론을 따라주는 게 민주적 의사결정 과정의 원칙”이라며 “대통령께서 저렇게까지 호소하면 이제는 개인적 의견 피력은 조금 자제할 때가 됐다”고 힘을 보탰다.
대통령의 잇따른 설득 메시지와 여당 대표의 협력 의사에도 불구하고 이번 논란이 완전히 진화될지는 의문이다. 국회 법사위 추미애 위원장과 여당 간사인 김용민 의원이 대표적으로 정부안에 반대하고 있다. 추 위원장은 오는 12일 경기지사 출마를 선언할 예정이어서 여권의 강성 지지층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