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 수사 본격화…전재수 ‘사법리스크’ 부산시장 선거 변수로
합수본 18시간 조사…금품수수 의혹 추궁
보좌진 증거인멸 의혹 확산
수사 결과 촉각…기소 여부에 판세 영향
통일교 측으로부터 한일 해저터널 건설 사업 추진 등을 대가로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는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의원이 19일 서울 서초구 정교유착 비리 의혹을 수사하는 검·경 합동수사본부로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통일교와 정치권 유착 의혹을 수사 중인 검·경 합동수사본부가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의원을 둘러싼 금품 수수 의혹 수사에 속도를 내면서, 6·3 지방선거 부산시장 선거에서 전 의원의 ‘사법 리스크’가 핵심 변수로 부상하는 모습이다. 수사 과정에서 관련 의혹이 잇따라 제기되면서, 합수본 조사 결과에 따라 선거 구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검·경 합동수사본부는 전날 오전 10시부터 전 의원을 뇌물수수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조사는 다음날 오전 4시께까지 약 18시간 가량 이어졌다. 전 의원은 2018년 통일교 측으로부터 한일 해저터널 관련 청탁과 함께 현금 2000만 원과 1000만 원 상당 시계를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합수본은 통일교 내부 보고 문건과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 진술, 보좌진 관련 의혹 등을 중심으로 사실관계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 의원은 조사를 마친 뒤 ‘통일교로부터 금품을 수수했느냐’, ‘해저터널 등과 관련해 통일교로부터 청탁을 받은 사실이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모든 의혹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고, 판단은 합수본이 할 것이라 본다”며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 결론을 내려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책 500권을 통일교가 구매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언론 보도를 통해 알게 된 사안이고 개인적으로 받은 돈이 아니다. 사전에 인지한 바도 없다”며 “출판사로 대금이 입금됐고, 출판사가 책을 발송하고 세금계산서를 발행한 정상적인 거래”라고 설명했다. 제기된 혐의를 전면 부인한 셈이다.
통일교 관련 수사가 이어지면서 보좌진을 둘러싼 의혹도 불거지고 있다. 최근 합수본 조사에서 전 의원 지역 사무실 관계자가 압수수색 직전 PC 하드디스크를 외부에 버렸다는 진술이 나오면서 증거 인멸 가능성이 제기됐다. 전 의원 지역 보좌진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지역구 사무실 PC 하드디스크를 인근 “밭에 버렸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합수본은 국회와 지역 사무실 관계자 모두를 대상으로 관련 정황을 조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전 의원은 “저와 이 사건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합수본이 전 의원을 상대로 본격적인 수사 절차에 들어가면서 정치권 해석도 엇갈리고 있다. 선거 전 의혹을 정리하려는 수순이라는 시각과, 수사 결과에 따라 선거 판세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전망이 동시에 나온다. 전 의원이 합수본 조사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방선거를 두 달여 앞둔 상황에서 이뤄진 이번 소환 조사를 두고 정치권 해석이 분분하다. 합수본이 뒤늦게 소환에 나선 것이 선거 전 의혹을 정리하려는 포석이라는 시각이 제기된다. 수사 결과가 ‘혐의 없음’이나 ‘공소권 없음’으로 결론날 경우 전 의원의 부산시장 선거 행보에 힘이 실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반면 금품수수 혐의가 인정돼 기소로 이어질 경우 전 의원은 선거 기간 내내 사법 리스크 부담을 안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당선 이후에도 재판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전 의원의 사법 리스크를 겨냥한 공세도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 소속 부산 의원 17명은 전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늑장 수사라는 비판이 거센 만큼, 수사를 맡고 있는 합수본은 ‘면죄부 수사’라는 국민적 지탄이 기정사실화하기 전에 정교유착의 추악한 실체를 명명백백히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전 의원을 향해 구속 수사 필요성도 언급하며 비판 수위를 높였다.
박형준 부산시장도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지금 본인이 걸려있는 문제를 깨끗이 털고 나오는 게 시민에 대한 도리”라고 말했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