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차장에 태양광까지…이색 신사업 눈 돌리는 제약사
제너릭 약가제도 개편 초읽기
불확실성에 사업 다각화
노연홍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장이 10일 서울 서초구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서 열린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약가 인하 제도 관련 기자회견에서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약업계가 본업 외에 건강기능식품(건기식), 태양광발전, 세차장, 에스테틱 등 이색 신사업에 눈을 돌리고 있다. 정부가 신규 복제약(제네릭)의 가격을 낮추는 방안을 추진하는 등 불확실성이 확대되자 본업에만 의존할 수 없다는 위기감이 깔린 결과로 풀이된다.
25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은 오는 26일 주주총회를 열고 정관상 사업 목적에 건강기능식품의 제조 및 판매업을 추가한다. 건기식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겠다는 신호탄이다. 이에 대웅제약은 최근 강원 횡성공장을 자산으로 편입했다. 건기식 자체 제조 역량을 확보하고 생산효율을 확대하겠다는 계산이다.
대웅제약은 태양광 발전업도 정관상 사업 목적에 신규 추가한다. ESG 경영 실천 및 에너지 효율화 차원이라는 게 대웅제약의 설명이다. 현재 대웅제약은 오송공장과 마곡 연구개발(R&D)센터에 태양광 설비를 늘리고 있다.
JW중외제약과 JW생명과학도 오는 26일 주주총회를 열고 정관 변경에 나선다. JW중외제약은 정관에 ‘투자, 경영 자문 및 컨설팅업’을 추가한다. 계열사 간 투자와 경영 지원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JW생명과학은 ‘투자 경영 자문 및 컨설팅업’과 ‘열병합발전, 자가발전 및 에너지(전기·열) 자가소비, 판매 및 공급업’을 사업 목적에 신규 추가한다. 당진 공장 내 열병합 발전소를 설립해 비용 효율화에 나서기 위한 차원이다.
안국약품은 ‘성형관련제제의 개발, 제조, 판매업’과 ‘생물의학 관련 제품의 개발, 제조, 판매업’을 사업 목적으로 추가하고 본격적으로 메디컬 에스테틱 사업에 뛰어든다. 업계는 안국약품이 사업 목적에 개발·제조·판매를 모두 명시했다는 점에서 사업을 폭넓게 운영하려는 의도로 본다. 앞서 안국약품은 지난해 이미 피부미용 관련 상표 출원을 마쳤다.
이외에도 종근당은 ‘의약품, 의약외품, 건강기능식품 및 화학물질 등의 시험·검사·분석 수탁업’을, 동아에스티는 ‘세차장 운영업’을 정관상 사업 목적에 신규 추가한다.
제약업계가 신사업에 눈을 돌리는 배경은 정부가 제너릭 약값을 낮추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본업인 제약시장에 불확실성이 커진 탓이다. 현재 보건복지부는 복제약의 약값을 오리지널 약품의 43%로 낮추겠다는 입장인데, 제약업계는 기업이 감내할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정부안 대로 복제약에 대한 약가 인하가 시행될 경우 연구개발(R&D)이나 시설 투자에 직접적인 타격이 있을 뿐만 아니라 기업 존폐까지 걱정할 상황까지 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약가제도 개편을 앞두고 본업에만 의존할 수 없다는 위기감이 커졌다”며 “일률적 약가 인하는 생태계를 붕괴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는 오는 26일 국산 제네릭 의약품에 대한 약가 인하 등이 담긴 약가제도 개편안을 안건으로 상정해 의결할 예정이다.
유승호 기자 peter90@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