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상승 장기화… 국내 경제성장률·물가 ‘직격탄’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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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DP 성장률 0.55%P 하락 전망
전쟁 할증료 등 실물 경제 충격
무역협회 물류 애로 469건 접수
페트병 원료 나프타 수급 불안정
식품·페인트업계 가격 인상 타진
방위산업은 무기 시장 특수 기대

지난 23일 서울 시내 주유소 모습. 연합뉴스 지난 23일 서울 시내 주유소 모습. 연합뉴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이후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한 실물 경제 충격이 확산되고 있다. 고유가가 계속될 경우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연간 0.5%포인트(P) 이상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왔다. 다만 방위산업 등 일부 부문은 ‘전쟁 특수’로 입지를 강화할 수 있다는 기대가 높다.

한국무역협회는 ‘수출기업 물류 애로 비상대책반’에 수출입 물류 애로를 접수한 결과 총 193개 기업이 총 469건을 접수했다고 25일 밝혔다. 해상운송 중단 등 운항 지연, 급격한 운임상승 및 전쟁 할증료 부과 등이 주를 이뤘다.

실례로 중동 지역에 담수화 플랜트 부품을 수출하는 A사는 최근 선사로부터 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당 2000달러의 긴급 분쟁 할증료를 청구받아 운임이 평소 1500∼2000달러 수준에서 2배 이상 폭등했다. 산업용 플라스틱 자재를 생산하는 B사 역시 화물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계류하거나 아랍에미리트(UAE), 오만 등의 대체항에 강제 하역되면서 예상치 못한 내륙 운송비와 보관료 부담에 직면해 있다.

폴리에틸렌(PE)과 폴리프로필렌(PP), 페트병(PET) 등의 핵심 원료인 나프타 도입 차질에 따른 우려도 확산된다. 라면 봉지에서 스낵 포장지, 음료·생수 페트병까지 대부분의 식품 포장재 생산에 필수적인 나프타의 수급 절벽이 다가오자 업체들은 긴장하는 모습이다.

식품 업체들은 당장 보유한 재고 물량이 1∼2개월 치에 불과하다며 사태가 장기화하면 제품 생산 중단 가능성도 있다는 입장이다.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납품 단가 인상이 불가피할 수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나프타 재고가 급감하면서 국내 페인트업체도 잇따라 가격 인상에 나섰다. 25일 페인트 업계에 따르면 노루페인트와 삼화페인트공업은 지난 23일부터 제품별 가격을 20∼55% 올렸다. KCC도 같은 날 다음 달 6일부터 대리점 공급 가격을 10∼40% 올린다는 공지를 전국의 거래처와 대리점에 통보했다. 제비스코도 내달 1일부터 이전 대비 15% 이상으로 가격을 올릴 계획이다.

고유가 충격이 계속될 경우 한국 경제성장률에도 악영향이 예상된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브렌트유가 배럴당 100달러를 웃도는 상황이 지속되면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0.55%포인트(P) 하락하고,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76%P 상승한다. 연구소는 유가가 실물경제에 반영되는 시차를 감안하면 물가 충격은 올해 상반기에 집중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전날 기준 41개 투자은행(IB)과 기관이 제시한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평균 2.0%로 집계됐다.

반면 방산 업계는 이란 전쟁을 계기로 세계 최대인 중동을 비롯한 글로벌 무기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는 25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최근 중동 전쟁에 따른 한국 방산 시장 시사점’ 보고서를 펴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에 발생한 분쟁은 수천 달러의 저가 자폭 드론과 수백만 달러의 첨단 미사일이 동시에 투입되는 소모전 양상을 보이면서 한국 방산 산업에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층 방어가 가능한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나 가격 경쟁력, 데이터에 기반한 신뢰성 등이 현재 전쟁 양상에 잘 맞아 떨어진다는 해석이다.

KAMD는 탐지, 지휘통제, 요격 기능이 통합된 패키지형 시스템으로, 국가 영공 방어 체계를 구축하고 운용하는 데 초점을 둔다. 조기경보 레이더(그린파인), 중앙 지휘통제 플랫폼(작전통제소), 중·고고도요격 수단(천궁-II·L-SAM)을 통합한 다층 방어 시스템을 구축하는 형태다. 또 한국 무기체계는 미국산과 비교해 초기 도입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추는 등 합리적인 운영·유지 비용구조로 높은 가성비를 확보했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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