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호르무즈 역봉쇄' 계획에…이란 '홍해 봉쇄' 맞불 시사

성규환 부산닷컴 기자 basti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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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해협 지도와 3D 프린팅으로 제작된 송유관. 로이터연합뉴스 호르무즈 해협 지도와 3D 프린팅으로 제작된 송유관.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호르무즈 해협 '역봉쇄' 계획에 이란이 홍해의 관문인 '바브엘만데브 해협' 봉쇄 가능성을 시사하며 맞불을 놓았다.


이란 국영방송 IRIB는 12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이란에 대한 해상 봉쇄? 바브엘만데브 곧 시작?!"(Naval blockade of Iran? Bab al-mandeb Coming soon?!)이라는 글을 게시했다. 예멘과 지부티 사이의 바브엘만데브 해협은 수에즈 운하 항로의 관문인 홍해 남단 출입구로 전 세계 무역 물동량의 15%를 차지한다. 호르무즈 해협과 바브엘만데브 해협이 모두 막히면 전 세계 석유·가스 물동량의 40%가 영향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측이 자신들이 지원하는 '저항의 축' 대리세력 중 하나인 예멘의 후티 반군을 동원해 홍해의 출입구인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봉쇄할 수 있다는 경고로 풀이된다.


이란은 국가 간 동맹이 아닌 비국가 행위자와의 협력을 선호해왔고, 헤즈볼라와 하마스에 이어 예멘의 후티 반군과 우호 관계를 유지해왔다. 앞서 후티는 2023년 가자전쟁 이후 팔레스타인 지지를 표명하면서 세계 해상 원유 물동량의 약 10%를 차지하는 바브엘만데브 해협에서 유조선 등 상선을 향해 드론과 미사일 공격을 가해 한때 일대 해상 교통을 마비시켰다. 이에 미국의 대대적인 공습이 이뤄졌고, 작년 미국과 휴전에 합의한 이후 후티는 홍해 상선 공격을 자제하던 상태였다. 이란 반관영 타스님 통신도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에 어떤 조처를 한다면 바브엘만데브 해협도 잃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1일 서울 영등포구 서민민생대책위원회(서민위)에서 열린 이란 전쟁의 진실과 호르무즈해협 봉쇄에 관한 토론회에서 호르무즈해협 지도가 화면에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1일 서울 영등포구 서민민생대책위원회(서민위)에서 열린 이란 전쟁의 진실과 호르무즈해협 봉쇄에 관한 토론회에서 호르무즈해협 지도가 화면에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이란군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란 항구에 대한 해상봉쇄 시도를 불법적인 해적행위로 규정하고 강경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란군을 통합지휘하는 하탐 알안비야 중앙군사본부의 대변인은 13일 성명을 통해 "미국이 국제 수역에서 선박의 해상 교통을 제한하려는 시도는 불법적인 행위이자 명백한 해적질"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어 "페르시아만과 오만해에 인접한 항구의 안보는 모두를 위한 것이거나, 아니면 그 누구를 위한 것도 아니다"라며 "페르시아만과 오만해 수역에서 이란의 항구 안보가 위협받는다면 역내 그 어떤 항구도 안전하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성명은 또 "이란이 영해에서 주권을 행사하는 것은 이란 국민의 당연한 권리"라며 "전담 부대를 통한 이란 영해 내 안보 확보는 앞으로도 결연히 계속될 것"이라고 호르무즈 봉쇄에 군사적 대응을 예고했다. 이란군은 그러면서 적대국 관련 선박은 호르무즈 해협 통과 권리가 없으며 통행이 전면 금지된다고 못 박았고, 기타 선박은 이란 군 당국의 규정을 준수할 때만 통과가 허용된다고 설명했다. 대변인은 "이란 측은 전쟁 이후에도 지속되는 적들의 국가 안보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호르무즈 해협 통제를 위한 영구적인 메커니즘'을 시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규환 부산닷컴 기자 basti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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