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호르무즈 역봉쇄' 첫날 이란 항구로 회항 속출…통과 시도는 계속

성규환 부산닷컴 기자 basti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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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과 무관한 20여척 해협 통과…"이란 감시 피하려 트랜스폰더 꺼"

3월 11일 아랍에미리트 북부 라스알카이마(오만의 무산담 정부와 접경 지역)에서 바라본 호르무즈 해협 인근의 걸프만 해상에 떠 있는 화물선들의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3월 11일 아랍에미리트 북부 라스알카이마(오만의 무산담 정부와 접경 지역)에서 바라본 호르무즈 해협 인근의 걸프만 해상에 떠 있는 화물선들의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이 이란의 원유 수출을 막기 위해 호르무즈 해협 주변을 봉쇄하는 가운데 이란 관련 선박 일부가 해협을 통과해 동쪽으로 진출하려다가 미군에 가로막혀 회항했다. 다만 이란과 관련이 없는 선박 20여척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등 해협에서 제한적인 수준의 상선 통행이 이뤄지고 있다.


14일(현지시간) 연합뉴스 및 주요 외신 등에 따르면 미국 중부사령부는 봉쇄를 시작한 지 첫 24시간 동안 이란의 항구에서 출항한 선박 중 봉쇄를 뚫은 선박은 없으며, 상선 6척이 오만만에 있는 이란의 항구로 재진입하라는 미군의 회항 지시를 따랐다고 밝혔다. 앞서 미군은 미 동부시간 13일 오전 10시(한국시간 13일 오후 11시)부터 이란으로 가거나 이란에서 나오는 모든 선박을 상대로 봉쇄를 시행하고 있다. 이 봉쇄는 호르무즈 해협의 서쪽인 페르시아만과 해협의 동쪽인 오만만에 있는 이란 항구를 포함해 이란의 모든 항구와 해안 지역에 적용된다. 미국은 이번 작전에 항공모함과 유도미사일 구축함 등 12척이 넘는 군함 및 전투기와 정찰기 100여대를 동원했다.


미군의 '호르무즈 역봉쇄'가 얼마나 촘촘하게 유지될지가 관심을 모으는 가운데, 외신들은 선박 추적 업체 마린트래픽 등이 제공하는 데이터를 토대로 미군의 봉쇄 이후에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선박들이 있다고 보도했다. CNN은 '아르고 마리스'라는 이름의 유조선이 14일 이란 반다르압바스항에서 출항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다고 마린트래픽 데이터를 토대로 보도했다. 선박 추적 정보 업체 케이플러(Kpler)에 따르면 지난 13일 이후 최소 9척의 상선이 해협을 통과했다. 여기에는 미국이 이란과의 연계 때문에 제재를 부과한 중국 해운사 소속 유조선 '리치 스타리'호와 '엘피스'호가 포함됐다. 그러나 이들 이란 관련 선박이 해협을 통과한 뒤 목적지까지 실제로 도착했는지는 불분명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호르무즈 해협 지도와 3D 프린팅으로 제작된 송유관. 로이터연합뉴스 호르무즈 해협 지도와 3D 프린팅으로 제작된 송유관. 로이터연합뉴스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선박 추적 데이터를 활용한 위치 파악은 선박의 위치를 송수신하는 트랜스폰더에 의존한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선박이 트랜스폰더를 끄면 눈으로 확인하지 않는 이상 위치 파악이 쉽지 않으며, 신호가 정확하지 않을 수도 있다. 또 미군이 해협 동쪽 오만만까지 봉쇄하고 있기 때문에 선박이 해협을 통과했다는 사실만으로 봉쇄가 무력화됐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로이터통신은 '리치 스타리'호는 오만만으로 빠져나왔지만, 결국 봉쇄를 뚫지 못하고 15일 다시 해협으로 돌아갔다고 보도했다. 또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 관련 벌크선 관위안푸싱호는 해협에 진입하려다 곧장 경로를 바꿔 돌아갔으며, 아프리카 내륙 국가인 보츠와나 국기를 달고 위장한 중국 유조선 오스트리아호도 회항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뉴욕타임스(NYT)는 이란과 관련 없는 선박의 경우 해협을 안전하게 통과할 수 있도록 미군이 항로를 확보하려고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미 중부사령부는 지난 11일 해군이 항행의 자유 작전의 일환으로 기뢰 제거 노력을 시작했다고 밝힌 바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당국자 2명을 인용해 봉쇄 첫 24시간 동안 이란과 연계가 없는 중립적인 상선이 20척 넘게 해협을 통행했다고 밝혔다고 이 보도했다. 해협을 통과한 상선에는 화물선, 컨테이너선, 유조선이 포함되는데 일부 선박은 이란의 공격 위험을 최소화하려고 트랜스폰더를 끄고 운항했다고 WSJ은 보도했다. 다만 해운업체들은 중립 선박들이 어떻게 하면 해협을 통과할 수 있을지 미군으로부터 설명을 받지 못했다고 NYT에 말했다.


성규환 부산닷컴 기자 basti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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