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조선-해운 상생 협의회, 해수부 기능 이전 출발점 되길
두 정부 부처 정책 전환만으론 한계
해양 관련 기능 모으는 첫걸음 돼야
해양수산부 ‘부산 시대’가 시작됐지만 해수부와 부산 소재 해수부 소속 기관의 조달청 공공구매(공사, 용역, 물품) 가운데 지역업체 계약 비율 20.1%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 동구 해양수산부 청사. 정종회 기자 jjh@
조선과 해운산업을 둘러싼 글로벌 패권 경쟁이 격화일로를 걷고 있다. 북극항로와 같은 미래 먹거리뿐만 아니라 중동전쟁 이후 해양 중심의 안보 상황까지 무한 경쟁에 놓인 상태다. 이 때문에 해양강국 대한민국을 향한 양대 산업 축인 조선과 해운이 각자도생보다 동반성장을 위해 뭉쳐야 한다는 지적이 일찌감치 제기돼 왔다. 이 같은 지적에 따라 마침내 국내에서 두 산업의 상생 협력과 산업 경쟁력 동반 강화를 위한 민관 협력체계가 본격 출범했다는 소식이다. 지역에서는 벌써부터 ‘코리아 원팀’의 주체가 될 해당 협력체계가 해양수도 부산을 이끄는 주축으로 범정부적 발걸음을 내딛길 기대하는 목소리가 높다.
해양수산부와 산업통상부는 28일 ‘조선-해운 상생발전 전략협의회’ 발족식을 공동으로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두 정부 부처의 장관을 비롯해 국내 주요 조선사와 해운사 대표들이 대거 참석해 조선과 해운의 전략적 연대 강화를 다짐했다. 이날 발족한 전략협의회는 초격차 기술 확보와 두 산업의 연계 동맹 구성, 국적 선대 확충과 조선사 일감 확보, 지역경제 기반 상생 생태계 구축 등 네 가지 방안을 추진할 방침이다. 이 가운데 최우선적으로는 국내 해운사의 국내 조선사에 대한 전략적 집중 발주 방안이 거론된다. 이를 위해 두 정부 부처는 각각 실증 수요 발굴과 핵심기술 개발을 정책적으로 뒷받침할 태세다.
두 정부 부처가 이처럼 조선과 해운산업 등 민간 산업계까지 아우르는 전략적 동반 관계를 만들고 나선 것은 조선·해운업이 더 이상 ‘개인전’이 아닌 ‘팀전’이 됐다는 인식에서다. 중동전쟁 과정에서 보듯 호르무즈해협 봉쇄 등 위기 사태 발생 때 외국 선박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것은 치명적이다. 자국 건조 능력이 부족하면 유사시 운송수단 확보가 곤란해지는 것도 자명하다. 한때 조선과 해운 분야에서 강대국의 지위를 누리던 미국과 일본의 사례에서 보듯 조선·해운산업의 붕괴는 한순간에 발생하며 이를 복원하는 것은 너무나 어렵다. ‘코리아 원팀’으로 조선·해운산업 경쟁력 동반 강화에 나선 것은 박수받을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책적 전환을 통해서만 조선·해양산업 경쟁력 동반 강화를 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두 정부 부처가 합동으로 정책을 발표하면서까지 전략적 연대를 내비치는 것은 그동안 두 부처로 갈려 시행돼 온 정책의 시너지 효과에 아쉬움이 많았다는 방증이라서다. 해양강국을 지향한다는 대한민국에서 부산으로 해양수산부를 이전하면서까지 내세운 해양수도의 밑그림을 고려하면 아쉬움은 더욱 커진다. 두 정부 부처의 전략적 동반관계가 조선·해운산업을 필두로 한 해양에 초점을 맞춘 것이라면 이번 정책 전환은 향후 해양수산부로 해양 관련 기능을 결집하는 첫걸음이 돼야 옳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