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보수 교육감 후보 단일화 평행선, 3자 구도로 가나
최, 예비후보 등록 먼저 해야
정, 기존 모델 준용하면 될 문제
불신 속 단일화 실패 역풍 우려
최윤홍 부산교육감 예비후보가 지난달 20일 부산 북구 한 카페에서 열린 ‘부산 북구 학부모 소통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부산일보DB
6·3 부산시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보수 후보 단일화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지난 선거에서 보수 단일화에 따른 책임론과 부정적 여론 확산 등을 경험한 두 보수 후보는 또 다시 실패할 것을 우려, 적극적으로 보수 후보 단일화에 나서지 않으며 김석준 교육감과 3자 구도로 선거를 치를 가능성이 커졌다.
■멈춰선 단일화 논의
6일 지역 교육계에 따르면, 부산대 정승윤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전 부산시교육청 최윤홍 부교육감 사이의 단일화 논의는 지난달 말 이후 완전히 멈춰 선 상태다. 정 교수가 지난달 30일 단일화를 공식 제안하며 물꼬를 트는 듯했으나, 이후 1주일 가까이 추가적인 만남이나 실무 협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오는 14일 본 후보 등록이 시작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단일화를 위하 여론조사 문항 설계와 시행에 소요되는 물리적 시간은 이미 한계치에 다다랐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두 후보가 단일화에 합의하지 못하는 표면적인 이유는 방식의 차이다.
최 전 부교육감은 ‘선 예비후보 등록, 후 단일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최 전 부교육감은 “정 교수의 제안은 사전 협의 없는 일방적 통보에 불과하다”며 “공식적인 예비후보 등록을 통해 선거에 임하는 진정성을 먼저 보인 뒤 단일화 논의를 진행하는 것이 도리”라고 말했다.
반면 정 교수는 ‘기존 모델 준용과 신속한 여론조사’를 주장한다. 정 교수는 “과거에도 후보 등록 전 단일화 사례는 많았다”며 “지난해 재선거 당시 합의했던 여론조사 방식을 그대로 적용하고, 신뢰성을 담보하기 위해 ‘안심번호’를 사용하면 될 일인데 왜 이를 거부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부산대 정승윤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지난달 28일 오후 부산시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부산시교육감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부산일보DB
■단일화 실패 역풍이 무서워
전문가들은 두 후보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속사정에 ‘단일화 실패의 트라우마’가 자리 잡고 있다고 분석한다. 지난해 교육감 선거 당시 보수 진영은 단일화 과정에서의 잡음과 결렬로 인해 지지층의 피로감을 키웠고, 이는 곧 역풍으로 돌아와 지지율 하락과 본선 패배로 이어졌다. 지역 교육계 관계자는 “어설프게 단일화를 추진하다가 또 실패해 책임론에 휩싸이느니, 차라리 끝까지 완주해 존재감을 알리는 게 낫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고 말했다. 여기에 지난해 단일화 실패에 따른 앙금도 남아있다.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도 단일화의 동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이달 초 부산MBC 의뢰로 (주)한길리서치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김석준 교육감이 36.1%로 나타났고, 최 전 부교육감이 13.6%, 정 교수는 12.2%를 기록했다. 김 교육감이 선두를 달리는 가운데, 최 전 부교육감과 정 교수의 격차는 불과 1.4%포인트로 오차범위 내 접전 중이다. 두 후보 모두 ‘내가 보수 대표 후보가 될 수 있다’는 기대를 버리기 힘든 상황인 셈이다. 또한 선거 비용 보전 기준인 15% 선에 근접해 있어, 중도 사퇴보다는 완주를 통해 인지도를 높이는 것이 유리하다는 전략적 판단도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단일화 논의가 공전하며 정 교수와 최 전 부교육감 측은 이번 주중으로 공보물과 포스터 등 홍보물 발주를 마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사실상 독자 노선을 걷겠다는 실무적 신호로 해석된다.
6·3 부산시교육감 선거는 오는 14일부터 이틀간 본 후보 등록을 받고, 20일 벽보 제출, 22일 공보물 제출 순으로 진행된다. 실제 선거 벽보가 붙고 공보물이 가정으로 배송되면 추후 단일화가 되더라도 유권자 혼란이 더 커 득보다 실이 크다고 본다.
한편 여론조사는 부산MBC의 의뢰로 (주)한길리서치가 지난 1~2일 부산 지역 만 18세 이상 1013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무선 가상번호를 활용해 피조사자를 선정했고 무선 자동응답 방식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오차범위 ±3.1%포인트(P)다. 응답률은 6.9%로 기타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