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서 복요리 먹고 중독된 60대 살린 응급실장의 남다른 눈썰미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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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통영병원 박철현 응급실장
복어 독 중독 환자 내원하자
함께 식사한 지인 119 신고
자택서 신음하던 남성 발견
긴급이송, 상급기관에 연계

통영경찰서 성강운 북신지구대장(오른쪽에서 3번째)이 신속한 대응으로 인명구조에 협력한 새통영병원 박철현 응급실장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통영경찰서 제공 통영경찰서 성강운 북신지구대장(오른쪽에서 3번째)이 신속한 대응으로 인명구조에 협력한 새통영병원 박철현 응급실장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통영경찰서 제공

경남 통영의 한 전통시장 내 식당에서 복요리를 먹고 귀가한 뒤 중독 증상을 보이며 쓰러진 60대 남성이 지역 의료기관과 경찰의 발 빠른 대응 덕분에 생사고비를 넘겼다.

당시 함께 식사했던 지인이 같은 증상으로 병원에 이송되자 이를 놓치지 않은 의료진의 기지가 자택에서 신음하던 남성을 조기에 발견해 대처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6일 통영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3월 11일 오후 새통영병원 응급실로 70대 남성 A 씨가 긴급 이송됐다.

증상은 근육 마비와 호흡 곤란이었다. 초기 검사 결과를 토대로 음식 섭취로 인한 중독으로 판단한 의료진은 즉각적인 처치에 들어갔다.

특히 박철현 응급실장은 환자 상태가 특정 독소에 의한 신경 마비 증상과 유사하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에 A 씨 식사 이력을 확인하던 중 지역의 한 시장 내 식당에서 복어로 조리한 요리를 먹었다는 사실과 함께 식사한 60대 지인 B 씨가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박 실장은 곧장 112에 전화해 이 같은 내용을 전달했고, 출동한 경찰은 자택에서 같은 증세를 호소하며 몸져누운 B 씨를 발견해 병원으로 이송했다.

응급처치 후 진주 경상국립대학교병원으로 옮겨진 B 씨는 다행히 증세가 호전돼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추가 검사에선 신경독인 테트로도톡신(Tetrodotoxin)이 나왔다. 테트로도톡신은 복어에 존재하는 치명적인 독 성분이다.

이 독은 청산가리로 알려진 사이안화칼륨보다 5~13배 강력하다. 최소 치사량은 2mg으로 이 양만 섭취해도 생명을 잃을 수 있다.

박 실장의 남다른 눈썰미가 아니었다면 B 씨는 처치가 늦어져 생명이 위험할 수도 있었다.

통영경찰서는 인명구조에 결정적 역할을 한 박 실장에게 6일 감사패를 전달했다.

통영경찰서 성강운 북신지구대장은 “의료진의 세심한 관찰과 신속한 판단이 또 다른 생명을 살리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며 “현장 기관 간 협력이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데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 사례”라고 평가했다.

박 실장은 2010년 가정의학과 전문의를 취득해 진해연세병원 응급실장(현 연세에스병원), 동래봉생병원 응급실 과장을 거쳐 2022년부터 새통영병원 응급실장을 맡고 있다.

박 실장은 “환자 상태를 면밀히 살피는 건 의료진의 당연한 책무”라며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인데 주위에서 너무 많은 칭찬을 해주셔서 감사한 마음만큼이나 부끄럽기도 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저보단 신고에 신속하게 대처해 주신 경찰과 구급대원께 감사드리고 싶다”며 “병원 구성원 모두가 같은 마음으로 환자를 돌보고 있다. 의료진을 믿고 소중한 건강을 지키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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