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발 복합 충격에 부산 경제 ‘흔들’… 유가·공급망·금융 ‘삼중 압박’

이대성 기자 nmaker@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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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로 중소 제조업체 생산 비용 ↑
공급망 교란으로 물류 여건도 악화
환율 상승, 철강·섬유·건설업계 ‘위기’
취약 부문 선제적·맞춤형 지원 필요

한국은행 부산본부. 부산일보DB 한국은행 부산본부. 부산일보DB

중동 사태로 촉발된 유가 급등과 글로벌 공급망 교란,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가 동시에 작용하면서 부산 경제 전반에 하방 압력이 커지고 있다. 특히 중소 제조업과 건설·부동산 등 취약 부문을 중심으로 충격이 확산되는 가운데, 향후 고물가·고금리 여파가 서비스업으로까지 번질 수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한국은행 부산본부 경제조사팀 이광원 팀장, 금정현 과장, 박설지 조사역이 7일 내놓은 ‘중동 사태가 부산 지역 경제에 비치는 영향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이번 중동 사태는 단일 요인이 아닌 유가·공급망·금융 위기가 결합된 복합 충격이라는 점에서 부산 경제에 미치는 파급력이 크다.

우선, 전쟁 전 배럴당 60달러대의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던 국제 유가는 중동의 원유 생산과 운송 차질이 현실화됨에 따라 급등했고, 휴전 합의 이후 다소 하락했지만 여전히 100달러 안팎의 고유가가 지속되고 있다. 문제는 전쟁 이전 수준으로 유가가 하락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 있어, 나프타, LPG 등 석유제품 가격 급등에 따른 고무, 플라스틱 등 지역 중소 석유화학 제조업체들과 울산·경남 석유화학 산업과 연계된 2·3차 협력업체들의 생산 차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아울러 건설 등 비제조업에서도 생산 비용 급등에 따른 부담이 커지고 있다.

2020년 한국은행 지역산업연관표에서 원유·LNG 통합 가격 10% 상승 시 동남권은 7개 권역 중 생산 비용 증가폭이 0.75%로 가장 높았다. 동남권 지역 산업이 유가 상승에 따른 생산 비용 증가 부담이 가장 크다는 의미다.

부산본부는 또 유가 상승은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이는 부산 지역 소비 위축으로 나타나 관광 등 지역 서비스업의 업황 둔화 가능성도 제기된다고 밝혔다. 물가 상승이 확대될 경우 외식·숙박·여가 등 선택적 지출을 우선적으로 줄이는 경향이 심화할 것이라는 이유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부산의 주거·식비 등 필수 지출을 제외한 재량적(선택적) 소비 관련 업종 비중은 16.1%로 전국 17개 시도 중 서울과 제주에 이어 3위이며, 평균(13.9%)보다 높다.

부산본부는 공급망 충격도 향후 지역 경제에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봤다. 현재 호르무즈해협 봉쇄 등에 따른 중동 지역 해상 운송 차질로 운송 지연 등 물류 여건이 악화한 상태로, 정부의 전기·가스요금 동결 기조로 LNG 공급망 충격은 아직 제한적이지만, 향후 요금 인상이 가시화될 경우 철강과 석유화학 등 지역 에너지 다소비 제조업을 중심으로 비용 부담이 커질 것으로 우려했다. 특히 부산의 주력 산업인 해운·물류업의 경우 연료비와 보험료 상승 등 비용 부담이 확대되고 있고, 호르무즈해협 봉쇄에 따른 글로벌 항로 재편은 부산항 물동량에 간접적인 피해를 줄 것으로 내다봤다.

금융 시장에서는 환율 상승이 기업의 비용 압력을 증폭시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부산의 철강·섬유 등 중소 제조업체들과 건설·부동산 업계를 중심으로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중동 사태의 불확실성이 큰 만큼 장기화에 대비해 취약 부문 중심의 선제적·맞춤형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중소 제조업체의 생산 차질에 대한 대응 강화와 함께 건설·부동산 부문에서는 건자재 수급 안정, PF 리스크 관리 병행 등을 주문했다.


이대성 기자 nmaker@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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