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측불허 판세에 여야 PK 기초단체장 후보들 ‘좌불안석’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지난달 15일 부산 동구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부산 현장 최고위원회에서 부산 기초단체장 후보들과 입장하고 있다. 이재찬 기자 chan@
6.3 지방선거에 출마한 국민의힘 기초단체장 후보들이 지난달 28일 부산시의회에서 글로벌허브특별법의 조속 통과를 촉구하고 있다. 부산일보DB
6·3 지방선거 후보등록을 불과 일주일 앞두고도 부산·울산·경남(PK) 기초단체장 선거가 승부를 예측할 수 없는 ‘시계제로 판세’로 흐르면서 여야 후보들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잇다. 중앙당발 악재와 잇단 실언, 무소속 후보 약진 등이 겹치며 판세가 초접전 양상으로 흐르자 민주당과 국민의힘 후보들 모두 극도의 위기감에 휩싸인 모습이다.
통상 기초단체장 선거는 정당 지지도 영향을 많이 받는다. 유권자들이 광역단체장부터 기초의원까지 같은 정당 후보를 선택하는 이른바 ‘줄투표’ 경향이 강해, 해당 지역에서 우세한 정당 후보가 유리해질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실제 2022년 8회 지방선거 당시 국민의힘은 높은 PK 지지세를 바탕으로 부울경 39개 기초단체 중 34곳에서 압승을 거뒀다.한국갤럽이 그해 5월 3~4일 전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무선 전화면접 조사에서 국민의힘 PK 지지도는 50%로, 민주당(33%)을 17%포인트(P) 앞섰다.
반대로 2018년 7회 지방선거 때는 민주당이 높은 지지세를 바탕으로 PK 지방선거 사상 첫 승리를 거뒀다. 7회 지방선거를 앞둔 2018년 5월 8~10일 한국갤럽 조사에서는 민주당(49%)이 국민의힘의 전신인 자유한국당(18%)을 31%P 앞섰다. 7~8회 PK 지방선거 결과는 정당 지지도와 거의 일치했다.
하지만 이번 선거는 과거와 전혀 다른 양상이다. 선거를 한달 앞둔 상황에서 특정 정당이 압도적 우위를 점하지 못한 채 초박빙 구도가 형서되면서 기초단체장 후보들도 예측 불가능한 승부를 치르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리얼미터가 지난달 29~30일 전국 성인 10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무선 ARS 조사에서 PK 정당 지지도는 민주당 39.0%, 국민의힘 37.5%로 격차가1.5%P에 불과했다. 역대 지방선거에서는 보기 어려웠던 초접전 양상이다.
최근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이 같은 흐름이 반복된다. 부·울·경 광역단체장 선거는 물론 기초단체장 조사에서도 오차범위 내 승부가 속출하고 있다.
부산 해운대구청장 선거의 경우 한국미디어연합협동조합 의뢰로 데일리리서치가 지난 2~3일 해운대구 성인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무선 ARS 조사에서 민주당 홍순헌(43.0%) 후보와 국민의힘 김성수(45.9%) 후보는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였다. 경남 창원시장 선거 여론조사(경남연합일보·미디어리서치.5월 3~4일. 창원 성인 800명. 무선 ARS)에서도 민주당 송순호(43.7%) 후보와 국민의힘 강기윤(42.0%) 후보가 팽팽한 경쟁 구도를 나타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 같은 혼전 양상의 배경으로 중앙당 지도부 리스크를 우선 꼽는다. 민주당에서는 정청래 대표의 ‘오빠’ 발언과 ‘이재명 대통령 공소취소 특검’ 추진이 논란을 일으켰다. 여기에 박성준 의원은 “국민 대다수가 공소취소를 모른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야당의 집중포화를 받았고, 장세용 경북 구미시장 예비후보는 “박정희 대통령이 김일성 북한 주석보다 더 일찍 죽었기 때문에 대한민국이 발전했다”고 말해 비판 여론이 확산됐다. 국민의힘 역시 장동혁 대표의 ‘2선 후퇴 거부’ 등이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PK 기초단체장 후보들의 안이한 인식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상당수의 PK 지자체장 후보들은 “우리가 아무리 뛰어봐야 효과가 없다”거나 “중앙당이 다 알아서 해주겠지”라는 생각으로 공약 개발이나 홍보 활동, 현장 방문 등을 적극적으로 진행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선거 전문가들은 “중앙당이나 광역단체장 후보들의 지원만 기다리지 말고 기초단체장 후보들이 현장 방문이나 홍보 활동을 보다 적극적으로 전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전문가는 “오규석 전 기장군수가 무소속으로 3선을 했던 것처럼 기초단체장 후보들은 본인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충고했다.
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사항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권기택 선임기자 kt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