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용우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 대표이사 “부산, 청년에게 ‘성장 서사’ 줄 수 있는 도시 돼야”
해양·핀테크·관광, 부산 유망 산업
아이디어 넘치지만 지속적 투자 부족
동백전 활용 시민참여형 펀드 제안
성장 확신 심어줘야 청년 유출 줄 것
“최근 부산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양적 성장에서 질적 도약’으로의 전환입니다.”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이하 창경) 김용우 대표이사는 올해 부산 창업 생태계가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고 봤다. 매출 100억 원 이상, 누적 투자 100억 원 이상을 기록하는 스타트업들이 하나둘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글로벌 경쟁력 입증 사례도 늘고 있다. 김 대표이사는 “세계 최대 IT 전시회인 CES 2026에서 부산 기업들은 총 12개의 혁신상을 받았고 부산 기업 최초로 2개 사가 최고의 혁신상을 수상하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고 밝혔다.
부산이 집중해야 할 유망 산업으로는 스마트 해양과 핀테크, 관광·웰니스를 제시했다. 김 대표이사는 “외국인 관광객 증가 흐름에 맞춰 관광 산업과 스타트업을 결합할 전략이 필요하다”며 “관광 펀드 조성과 관광 기업 지원시스템을 기획 중”이라고 밝혔다. 지역 산업과 스타트업을 연결하는 전략으로는 ‘대학발 창업’을 강조했다. 김 대표이사는 “부산은 해양·제조 기반 기술과 대학 연구역량이 결합한 도시”라며 “연구 단계부터 사업화, 투자까지 이어지는 컴퍼니빌딩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부산의 고질적 문제인 인재 유출의 원인은 단순한 연봉 격차가 아니라고 진단했다. 청년이 떠나는 도시에서 청년이 선택한 도시로 변하기 위해서는 개인이 느끼는 성장 경험과 조직문화 차원의 변화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김 대표이사는 “최근 지역 대학을 졸업한 지인의 자녀가 부산 중소기업과 경기도 판교 스타트업에 동시 합격했는데, 연봉이 비슷함에도 판교를 선택했다”며 “젊은 세대는 단순한 일자리가 아니라 ‘성장의 서사’를 원한다. 스톡옵션, 주거 지원, 유연한 근무 환경 등 수도권과 경쟁할 만한 근무 조건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판교보다 부산에서 일하는 것이 삶의 질과 성장 가능성을 더 높여 준다는 확신을 주는 것이 인재 확보의 핵심이라는 것이다.
자금 부족 문제도 부산이 스타트업 친화 도시로 나아가기 위해 풀어야 할 숙제다. 우리나라 창업 지원 정책은 해외에서 벤치마킹할 만큼 체계적이지만 정책 수요에 비해 지원 규모가 적다는 지적이다.
그는 “올해 부산창경 예비창업패키지 경쟁률이 131 대 1에 달하고 정부 ‘모두의 창업’에 한 달 만에 2만 개 팀이 몰린 현상이 보여주듯, 혁신적 아이디어는 폭발하는데 이를 담을 바구니가 너무 작다”며 “수요 대비 예산이 제한적이고, 지역에서 시리즈 단계(시드 이후 단계)의 펀드 운영사가 적다는 점은 풀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김 대표이사는 대안으로 ‘동백전 활용 시민참여형 벤처펀드’ 모델을 제시했다. 그는 “동백전 캐시백 규모는 연간 300억 원에 달한다. 이 캐시백을 단순 재결제에만 활용하지 말고, 원한다면 소액 벤처펀드로 투자할 수 있는 옵션을 제공하면 좋을 것”이라며 “캐시백의 30%만 설정해도 연간 100억 원 규모의 새로운 벤처 자금이 지역 스타트업에 공급된다. 소액으로 지역 유망기업의 주주가 되는 경험을 통해 벤처투자에 대한 인식을 자연스럽게 확산시킬 수도 있다”고 밝혔다.
스타트업이 부산의 미래를 여는 주체가 되는 게 김 대표이사가 그린 청사진이다. 그는 “산업구조 특징과 노동의 경직성으로 대규모 일자리를 창출하는 대기업 유치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점이 많고, 지역의 사회·경제 문제를 기술로 해결하는 스타트업이 제2의 지역부흥 핵심 엔진이 될 수밖에 없다”며 “정부와 지자체는 지역 스타트업 지원 확대로 지역경제와 일자리가 춤추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이재찬 기자 chan@
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