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땐 살려달라더니 흑자 나자 “반도체만 성과급”…삼성전자 노조 ‘논란’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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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노갈등 부추기는 초기업노조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삼성전자 수원본사 모습. 연합뉴스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삼성전자 수원본사 모습. 연합뉴스

삼성전자 노사가 정부 중재로 다시 협상에 나서지만, 성과급 배분을 둘러싼 이른바 ‘노노(勞勞) 갈등’은 오히려 격화되는 분위기다. 교섭권을 가진 초기업노조가 반도체(DS) 외 부문에 대한 이익 공유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과거 DS 부문이 업황 악화로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을 당시, 회사를 지탱한 것이 디바이스솔루션(DX) 사업부 현금창출력이었다는 점에서 노조 내부에서는 “적자 때는 함께 버티고 흑자가 나니 혼자 챙기려한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사의 사후조정 절차가 오는 11일과 12일 진행될 예정이다. 하지만 노조 공동투쟁본부 내부에서는 재협상을 앞두고도 교섭 안건을 둘러싼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핵심 쟁점은 반도체 부문뿐 아니라 전사 임직원을 대상으로 성과급을 지급할 수 있도록 ‘전사 공통재원’을 교섭 안건에 포함할지 여부다. 2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하 전삼노)과 완제품(세트) 사업을 담당하는 DX 부문 조합원들은 전사 공통 재원을 확보해 성과급을 최대한 고르게 나눌 방안을 마련하자는 입장이다.

그러나 사후조정의 노측 대표인 최승호 초기업노동조합 위원장은 전사 공통재원은 안건에 포함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파업을 주도하는 최대 노조인 초기업노조의 전체 조합원 7만 3000여명 중 약 80%가 반도체 부문인 DS 소속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실제 최 위원장은 지금까지 사측과 협상에서 DS 부문 성과급 요구에 치중하고 있을 뿐 실적이 악화한 DX 부문 임직원 처우에 대한 요구는 제시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과거 DS 부문이 위기에 놓였을 당시 상황을 지적하며 초기업노조의 독주에 대한 문제 제기가 끊이지 않고 있다. 회사 및 노조 커뮤니티에서는 올해 초 전삼노가 초기업노조에 위임한 교섭권을 회수하고, 사후조정에 참여할 노측 위원을 교체해야 한다는 주장 등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실제 DS 부문은 2023년 메모리 한파로 연간 10조 원이 넘는 적자가 예상될 정도로 심각한 위기를 겪었다. 당시 업계에서는 MX 등 DX 부문이 번 안정적인 수익이 전사 실적과 현금 흐름을 방어하며 DS 부문의 충격을 흡수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그럼에도 당시 DS 소속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임금 삭감이나 강도 높은 고통 분담은 현실화되지 않았다. 사업부 간 유기적 지원 구조 속에서 회사 전체가 함께 버텼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최근 DS 중심 노조가 반도체 성과 중심 보상 만을 강조하는 데 대해 내부 반발도 커지는 분위기다. 내부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메모리 불황 당시 MX가 사실상 회사 실적을 떠받친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라며 “그때는 전사 공동체를 강조하더니 지금은 반도체 성과만 따로 떼어 더 가져가겠다는 모습은 이기적으로만 비치는 행태”라고 비판했다.

재계에서는 이 같은 상황에 대해 단순한 임금 갈등을 넘어 삼성전자 조직 문화 자체를 흔들 수 있다는 지적을 내놓는다. 삼성전자는 메모리·파운드리·모바일·가전 사업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구조기 때문이다. 특정 사업부 중심 논리가 강화될 경우 사업부 간 위화감과 갈등이 심화되고 이는 회사 전체 나아가 국가 경제에도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다는 점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 일부 노조 움직임은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많다”며 “회사가 어려울 때는 함께 버티고 좋아질 때는 함께 나누는 원칙이 무너지면 조직 결속력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지난해 12월부터 4개월간 진행된 노사 교섭이 실패하고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도 결렬된 만큼 이번 사후조정은 초기업노조가 아닌 전삼노가 주도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노사 갈등은 물론 노노 갈등을 부추기고 사회적 혼란을 야기해온 초기업노조가 노조원들을 대표해 사측과 협상에 나서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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