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적발된 경찰이 또 운전하다 사고 단속 경찰이 차 키 내줘… 총체적 난국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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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경찰 올들어 두 번째 사례
3월에도 취중에 차량 들이박아

울산남부경찰서 건물 전경 울산남부경찰서 건물 전경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현직 경찰관이 단속 경찰관으로부터 차 키를 돌려받아 다시 운전대를 잡고 사고를 내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다.

10일 울산 남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남부서 소속 A 경위는 지난 8일 밤 11시 40분께 울산 중구의 한 도로에서 음주운전 혐의로 적발됐다. 당시 A 경위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치(0.08% 이상)에 해당됐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단속 과정에서 A 경위는 “연락할 가족이 없다”며 단속 경찰관으로부터 차 키를 돌려받았다. 그러고는 다시 차를 몰다가 신호 대기 중이던 차량을 들이받는 사고까지 냈다. A 경위는 교통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경찰관으로 확인됐다.

음주단속 경찰관은 적발된 운전자가 다시 운전하지 못하도록 차량 열쇠를 회수해 보관하거나 가족 등 보호자에게 인계해야 한다. 피의자 본인에게 직접 열쇠를 돌려주는 행위는 규정상 금지돼 있다. 사고 당사자인 A 경위가 평소 교통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현직 경찰관이라는 점과 현장 단속 경찰관의 매뉴얼 위반이 겹치면서 경찰의 음주 단속 시스템에 구멍이 뚫렸다는 비판이 나온다.

경찰은 A 경위를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입건하고 직위해제했다. 또한 현장에서 규정을 어기고 차 키를 돌려준 단속 경찰관에 대해서도 자세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울산 경찰의 음주 비위는 올들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3월 25일에도 울산경찰청 소속 B 경장이 남구의 한 도로에서 술을 마시고 운전하다 신호 대기 중인 차량을 들이받았다. 당시 해당 경장은 내부 친목 모임 후 면허정지 수준(0.03~0.08%)의 취중 상태로 운전대를 잡았으며, 사고 직후 현장에서 달아났다가 피해자 신고로 출동한 경찰에 의해 신원이 확인됐다.

당시 울산경찰청은 무관용 원칙을 내걸고 예방 교육과 관리 감독 강화를 약속했으나, 불과 두 달 만에 유사한 사고가 반복된 것이다. 특히 이번에는 단속 현장에서 규정까지 무시하며 사고를 방조한 정황이 드러나, 경찰의 공직기강 대책이 실효성 없는 '공수표'에 그쳤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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