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팬스타 북극항로 첫발, 넘어야 할 경제·외교적 파고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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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범운항 선사 선정 공고 단독 신청
안정적 화물 확보·러시아 협력 과제

북극해를 항해 중인 한국 최초의 쇄빙연구선 아라온호.부산일보DB 북극해를 항해 중인 한국 최초의 쇄빙연구선 아라온호.부산일보DB

부산의 향토기업이자 대표적인 해운선사인 팬스타그룹이 정부의 북극항로 시범운항에 나설 전망이다. 팬스타그룹은 한국해양진흥공사와 한국해운협회가 최근 주관한 ‘북극항로 시범운항 선사 선정 공고’에 단독 신청했다. 팬스타그룹은 최종 확정 통보를 받게 되면 15일 협약을 체결한다. 북극항로 시범운항은 이재명 정부의 국정과제인 ‘북극항로 개척을 통한 신무역로 선점’ 이행을 위해 극지 환경에서 선박 운항 경험과 데이터를 축적하는 것이 목적이다. 시범운항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2030년 상업운항 시대를 연다는 게 정부의 청사진이다. 부산항에서 출발하는 첫 북극항로 개척에 지역 해운기업이 도전한 것은 상당히 의미 있는 일이다.

팬스타그룹은 부산항을 기점으로 여객과 화물을 동시에 운송하는 종합 해운물류 기업이다. 팬스타그룹은 북극항로 시범운항 선사로 참여하기 위해 면밀한 준비를 진행해 왔다. 오는 9월 시범사업에 투입할 선박으로 내빙등급을 보유한 선박 2척을 매입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또 3000TEU급 컨테이너 선박을 북극항로에 띄우는 것이 공모의 목표였던 만큼, 팬스타그룹은 해수부·해진공·해운협회로 구성된 ‘북극항로 활성화 민관협의회’의 지원을 받아 화물 확보에 나선다고 한다. 해수부가 선제적으로 1000TEU가량의 북극항로 화물 수요를 파악한 상황이어서 철강, 자동차 부품 등 부가가치가 높은 화물을 자체적으로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팬스타그룹이 북극항로 개척을 위해 첫발을 내딛게 됐지만, 이제 험난한 길을 마주해야 한다. 경제·외교적 파고가 결코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당장은 북극 얼음이 녹는 7~10월에만 열리는 항로를 부정기적으로 운항해야 해서 안정적인 화물 확보가 큰 과제다. 극지 운항 경험이 있는 선원 확보도 부담이다. 북극항로는 부산항에서 출발해 베링해협과 러시아 연안의 북극해를 통과한 뒤 유럽으로 향하는 북동항로와 미국으로 들어가는 북서항로로 나뉜다. 특히, 북동항로는 러시아가 운항 허가와 항로 관리 권한을 쥐고 있다. 미국과 EU의 러시아 제재 기조, 북극을 둘러싼 강대국들의 전략적 이해관계도 얽혀 있어 정부 차원의 러시아 협력 체계 구축이 매우 중요하다.

공급망 불안과 에너지 안보 위기가 상시화된 글로벌 정세에서 북극항로는 해상 운송로를 넘어 국가 경쟁력을 좌우할 새로운 전략 자산이다. 중동 전쟁으로 인한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장기화로 그 중요성은 더 커지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팬스타그룹의 도전은 부산이 북극항로 개척의 거점으로 도약할 신호탄이 될 수 있다. 나아가 북극항로는 동남권과 남부권을 유기적 경제권으로 연결하는 해양 수도권 구축의 핵심 동력이기도 하다. 북극항로 시범운항이 상업운항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정부와 북극항로 활성화 민관협의회를 중심으로 전폭적인 지원에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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