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메리츠금융에 재차 SOS

유승호 기자 peter90@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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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자금 고갈에 긴급 지원 요청
익스프레스 매각 대금은 두 달 뒤
메리츠 “밑 빠진 독” 신중론 여전

지난 11일 국회에서 열린 홈플러스 37개점 영업 중단 규탄 기자회견. 연합뉴스 지난 11일 국회에서 열린 홈플러스 37개점 영업 중단 규탄 기자회견. 연합뉴스

홈플러스가 현재 운영 중인 67개 점포의 정상 영업이 어렵다며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메리츠)에 대출을 통한 자금 지원을 재차 요청했다. 다만 업계 안팎에서는 추가 자금 지원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홈플러스는 17일 입장문을 내고 “현재 운영자금이 사실상 고갈돼 67개 점포 운영 유지에도 상당한 어려움이 있고, 5월분 급여 지급은 물론 일부 4월분 급여 지급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메리츠의 긴급운영자금 지원 없이는 정상적인 영업 유지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앞서 홈플러스는 지난 10일 전체 104개 대형마트 중 기여도가 낮은 37개 매장의 영업을 잠정 중단했다. 이에 따라 현재 운영 중인 점포는 67개 점포뿐이다.

홈플러스는 현재 추가 유동성 확보가 절실하다. 최근 NS홈쇼핑에 기업형 슈퍼마켓 사업부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를 약 1200억 원에 매각했지만, 매각 대금이 약 두 달 뒤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이에 홈플러스는 메리츠에 매각 대금 유입 전까지 필요한 브릿지론과 긴급운영자금 금융 지원을 요청한 상태지만 지원 여부는 현재까지 확정되지 않았다.

홈플러스는 “현재 주요 자산 대부분이 메리츠 측 담보신탁 구조에 포함돼 있어 자체적인 추가 자금 조달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67개 점포마저 영업 유지가 힘들어질 경우 회생절차 지속 자체가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고, 회생절차 종료 시 청산절차로 전환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했다.

또 이들은 “직원 약 1만 5000명의 고용 문제를 비롯해 4600여 개 협력업체, 3900여 개 입점주·지역상권 전반에 상당한 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면서 “긴급운영자금을 공급할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주체는 메리츠”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홈플러스는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가 사회적 효과를 고려해 포용적 금융기관으로서 전향적인 판단을 내려주기를 요청한다”고 촉구했다.

업계는 메리츠가 지금과 같이 신중론을 계속 유지할 것으로 본다. 이미 1조 원 이상의 투자금이 묶여있는 상황이라 추가 자금 투입 부담이 있고, 홈플러스 정상화 방안까지 묘연해 자금 회수 가능성 또한 불투명한 탓이다.

홈플러스 유동화전단채 피해자들의 반발도 메리츠의 결정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긴급운영자금은 법적으로 공익채권으로 분류돼 기존 회생채권보다 우선 변제된다. 긴급운영자금이 들어오면 일반 회생채권자의 변제 가능성은 더 낮아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일각에서는 홈플러스 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경영 실패에 따른 책임을 전가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는 지난 14일 성명을 통해 “MBK는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과 신규 자금조달로 회사를 정상화하겠다고 했지만 현실은 정반대”라며 “기업 정상화보다 투자금 회수와 손실 최소화에만 몰두했고 책임 있는 투자와 자구 노력 대신 자산매각과 구조조정만 반복했다”고 지적했다.


유승호 기자 peter90@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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