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 노조·부산경실련, ‘금감원 출신 거래소 임원 선임’ 공익감사 청구
21일 서울 감사원 앞에서 기자회견 개최
금감원 출신 9년째 거래소 임원 독점 ‘지적’
“감독-피감독 기관 이해충돌 방지 법제화를”
한국거래소 노동조합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부산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21일 서울 감사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금융감독원 출신 인사의 한국거래소 상임이사 선임 과정에 대한 공익감사 청구서를 감사원에 제출했다. 한국거래소 노조·부산경실련 제공
한국거래소 노동조합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부산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부산경실련)이 금융감독원 출신 인사의 한국거래소 상임이사 선임 과정에 대한 공익감사 청구서를 감사원에 제출했다. 이들은 “감독기관 출신 인사가 피감기관 핵심 보직을 9년째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며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21일 서울 감사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감사원이 금감원 고위직 출신 인사가 거래소 임원으로 선임된 과정에서 인사개입 의혹을 전면 조사할 것을 요구했다. 또 인사혁신처가 한국거래소를 퇴직공직자 취업심사 대상기관으로 지정하지 않은 경위와 이것이 공직자윤리법 취지에 부합하는지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논란의 중심은 최근 거래소 파생상품시장본부장에 선임된 한구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다. 파생상품시장본부장은 거래소 상임이사(부이사장)로 국내 유일의 장내 파생상품시장 운영과 제도 개선을 총괄하는 핵심 보직이다. 앞서 부산경실련은 지난 12일 성명을 통해 “금융감독원이 거래소에 대한 검사·감독 권한을 가진 상황에서 금감원 고위직 출신이 거래소 핵심 임원으로 이동하는 것은 직무 관련성과 이해충돌 가능성이 명백하다”고 비판한 바 있다.
부산경실련 도한영 사무처장은 “9년간 4명이 연속으로 단 한 번의 예외도 없이 동일한 감독기관(금감원) 출신 인사가 피감독기관(한국거래소)의 핵심 보직을 맡아 왔다”며 “한국거래소 파생상품시장본부장은 국내 유일의 장내파생상품시장을 운영하고 제도를 결정하는 상임이사직인데, 이 자리가 감독기관 출신 인사의 지정석처럼 운영돼 왔다는 것은 금감원의 영향력이 구조적으로 작용하는 인사 관행이 고착돼 있다는 방증”이라고 주장했다.
한국거래소 정병로 노동조합 부위원장은 “‘낙하산’으로 내려오는 파생상품시장본부장의 파생상품 경력은 사실상 전무해, 운전 한 번 안 해본 사람에게 운전대를 맡기는 격”이라고 지적했다.
경실련은 그동안 퇴직 후 재취업하는 공직자를 가리키는 ‘관피아’(관료 마피아) 문제를 조사하고 제도 개선을 요구해 왔다며, 이번 거래소의 파생상품본부장 인사 문제도 그 연장선에 있다고 밝혔다.
경실련 방효창 정책위원장은 “금융감독원 출신의 재취업 심사가 약 90%가 통과하며 감독기관의 경력이 피감독기관으로 가는 통행증이 되고 있는데, 이는 공직윤리의 실패”라고 비판했다.
이들 단체는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취업제한 심사 운용 실태 점검과 공직유관단체 이중 지위 기관에 대한 취업심사 대상기관 지정 기준 명확화, 감독·피감독기관 간 이해충돌 방지 장치의 법제화 등을 요구하며, 제도 개선이 이뤄질 때까지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활동을 이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거래소 노동조합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부산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21일 서울 감사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금융감독원 출신 인사의 한국거래소 상임이사 선임 과정에 대한 공익감사 청구서를 감사원에 제출했다. 한국거래소 노조·부산경실련 제공
이대성 기자 nmaker@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