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용지 부족 사태' 여야 국조요구서 각각 제출…원내지도부 협상할 듯
더불어민주당 천준호 원내운영수석부대표(가운데), 김한규 원내정책수석부대표(오른쪽), 이주희 원내대변인이 8일 국회 의안과에 '투표용지 부족 사태의 진상규명 및 선거관리 개혁을 위한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 정치권이 6·3 지방선거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한 국정조사 요구서를 국회에 각각 제출했다.
더불어민주당 천준호 원내운영수석부대표와 김한규 원내정책수석부대표, 이주희 원내대변인은 8일 오후 국회 의안과에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의 진상규명 및 선거관리 개혁을 위한 국정조사 요구서'를 냈다. 천 수석부대표는 요구서 제출 후 기자들과 만나 "선관위는 투표용지 부족을 사전에 인지하고도 적시에 대응하지 못해 심각한 혼란을 초래했다"며 "치명적인 관리 부실은 선거의 공정성에 대한 불필요한 의혹을 낳고 사건의 갈등을 심화하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철저히 진상을 규명하고 중앙선관위와 각급 선관위의 구조적인 문제를 점검해 선거관리 개혁 방안을 마련함으로써 국민 참정권을 온전히 보장하고 선거 과정에서 신뢰를 온전히 회복하고자 국조 실시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국조 운영의 세부 계획과 관련해선 "야당도 요구서를 제출한 것으로 안다"며 "그것에 기초해 세부 협의 절차가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조 범위에 대해선 "진상규명이 1차 과제"라며 "제도 개선 방향에 관한 얘기도 나올 텐데 선거제도 개혁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신속히 구성해 제도 개선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천 수석부대표는 국조특위 위원장 인선과 관련한 질문엔 "국민의힘 원내지도부와 협의해 신속하고 내용 있게 진행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통상 특위 위원장은 여야가 번갈아 맡는다. 직전 검찰 '조작기소' 국조 특위의 경우 민주당이 위원장을 맡았다. 김한규 수석부대표는 일각의 재선거 요구에 관한 질문에 "정치권이 임의로 결정할 사안은 아니다"라며 "소청과 법원 소송절차를 존중하고 그런 절차가 신속히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답했다.
국민의힘 곽규택(왼쪽부터)·최수진 원내수석대변인과 최은석 원내부대표가 8일 국회 의안과에 '선거관리위원회 투표용지 부족 사태 관련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이날 오전에는 국민의힘 곽규택·최수진 원내수석대변인과 최은석 원내부대표가 국민의힘 의원 110명 전원이 서명한 '6·3 지방선거 선관위 투표용지 부족 사태 및 경찰 폭력진압 사태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요구서'를 국회 의안과에 제출했다. 국민의힘은 조사 범위에 △ 투표용지 부족 사태의 원인과 경위에 관한 사안 △ 투·개표 동시 진행 및 개표 중단 거부 결정에 관한 제반 사항 △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인한 유권자 참정권 침해 규모 전수 조사 및 선거 효력 관련 사항을 포함했다. 특히 요구서 명칭에 포함된 대로 투표함 반출 시 벌어진 경찰의 폭력 진압에 대한 진상 규명도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조특위 위원 정수는 18명으로 하되, 여야가 9명씩 동수로 구성하고 국조특위 위원장은 제1야당인 국민의힘이 맡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국조 기간은 특위 구성으로부터 60일로 하되, 필요시 국조 기간 연장 가능성은 열어뒀다. 아울러 △ 투표 종료 전 방송사 출구조사 발표 경위와 선거 효력에 관한 사항 △ 투표용지 인쇄 지침과 인쇄·배포·봉합·보관 △ 투표함 반출 과정의 합법성과 시기·방법의 적정성 △ 예산 집행의 적정성 등 투표용지 관리 제반 사항 △ 기타 조사 과정에서 제기되는 의혹 및 필요한 사항도 살펴야 한다고 밝혔다. 당 법률자문위원장을 맡고 있는 곽 원내수석대변인은 "일단 위원 수는 여야 동수로 하는 걸로 논의해봐야 할 것 같고, 민주당에서 이번만큼은 위원장을 야당이 하도록 하는 게 맞지 않나 생각한다"며 협의해 보겠다고 밝혔다. 여야가 같이 국조 요구서를 내지 않고 별도로 제출한 데 대해서는 "여야 원내지도부가 논의했는데 양당에서 각자 제출하고 이후에 논의하는 걸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국정감사·조사법'에 따르면 국정조사는 재적의원 4분의 1 이상의 요청으로 국조 요구서를 제출한 뒤 여야 협의로 국정조사의 목적·조사범위 및 기간 등을 담은 국조 계획서를 성안, 본회의 승인을 받으면 진행할 수 있다. 이날 각각 국조 요구서를 제출한 여야는 원내지도부가 국조 기간·대상·범위, 국조특위 위원 구성 등을 놓고 협상에 들어갈 예정이다. 합의가 이뤄지면 차기 본회의에서 국조 실시 계획서가 채택될 전망이다.
성규환 부산닷컴 기자 basti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