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에 눈감은 공인중개사’…울산경찰 33억 대 도박단 적발

오상민 기자 sm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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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배 중이던 30대 총책 등 구속
임대인 안심시키려 중개사 가담시켜
3주 만에 불법 매장 18곳으로 확장
불법 인지에도 거래…범죄 방조 혐의


울산경찰청이 압수한 도박사이트 운영자의 스마트폰과 현금 뭉치. 오상민 기자 울산경찰청이 압수한 도박사이트 운영자의 스마트폰과 현금 뭉치. 오상민 기자

30억 원대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일당과 불법 도박장인 줄 알고도 도박 공간으로 쓰일 점포를 중개한 공인중개사가 경찰에 붙잡혔다.

10일 울산경찰청에 따르면 불법 도박사이트를 제작해 33억 원 규모의 도박 공간을 개설하고 운영한 총책 A(30대) 씨와 매장 관리책, PC방 연계책 등 3명을 도박장소개설 등 혐의로 구속했다. 또한 범행에 가담한 공인중개사와 전문 브로커, 각 상가에서 실제 불법 성인PC방을 운영한 업주 16명도 입건했다.

경찰은 단속 현장에서 현금 5000만 원과 스마트폰 39대, PC 132대를 압수하고 범죄 수익 22억 원 상당의 과세 자료를 국세청에 통보했다.

이번 사건은 공인중개사가 범행에 얽혔다는 점이 눈에 띈다. 공인중개사 B 씨는 브로커인 C 씨의 제안을 받고 범행에 가담했다. C 씨는 공인중개사를 껴야 임대인들이 안심하고 거래한다는 점을 노렸다.

성인PC방 부동산 홍보물. 울산경찰청 제공 성인PC방 부동산 홍보물. 울산경찰청 제공

중개 수수료는 B 씨에게 전부 몰아주고 범죄 수익금은 본인이 가져가는 방식으로 점포를 확보했다. 이런 방식으로 지난 4월 중순부터 5월 초까지 단 3주 만에 매장 18곳으로 영업망을 빠르게 확장했다.

특히 B 씨는 자신이 중개한 상가에 경찰이 다녀간 사진을 브로커와 공유하는 등 불법 도박 사실을 명확히 인지했음에도 중개를 이어간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경찰은 미필적 고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해 도박공간개설 방조 혐의를 적용했다. 경찰 조사에서 B 씨는 부동산 경기 장기 침체로 생계 유지를 위해 가담했다고 진술했다.

불법도박사이트 운영 일당 조직도. 울산경찰청 제공 불법도박사이트 운영 일당 조직도. 울산경찰청 제공

주범 A 씨는 이번 사건과 별도로 보이스피싱 범행에도 연루돼 3년간 수배된 상태에서 이번 범행을 기획했다. A 씨는 일정한 주거지 없이 은신처에서 원격으로 도박사이트를 실시간 관리해 온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울산을 발판으로 삼아 부산과 경남 지역으로 세력을 확장하려 했으나 첩보를 입수한 경찰의 역추적에 덜미가 잡혔다.

울산경찰청 관계자는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불법 성인PC방 점포 중개 시 방조범으로 처벌될 수 있다는 안내문을 발송했다”며 “도심 주택가와 상가로 파고드는 불법 사행성 게임장 단속은 물론 숨겨진 범죄 수익금 환수와 사이트 개발자 추적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오상민 기자 sm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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