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승계 세제 완화하면 지역 장기 투자·고용 유지 가능 [다시, 지방분권]
부산상의, 가업상속공제 확대 제안
지속 가능 균형발전 방안으로 거론
지난 4월 29일 부산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전재수 부산시장 후보 상공인 간담회에서 기회발전특구 입주 기업에 대한 가업상속공제 혜택 확대 과제 등이 제시됐다. 부산상공회의소 제공
기업 승계는 비수도권에서 더욱 절박한 과제다. 급격한 고령화와 함께 중소기업 창업 1세대의 은퇴 시기가 도래했지만 지방은 수도권에 비해 시장 규모가 작은 데다 인프라와 네트워크가 제한돼 있어 후계자를 찾기가 더욱 어렵다. 비수도권 상공계에서는 기업 승계가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세제 부담을 완화해달라는 목소리도 꾸준하다.
부산상공회의소는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부산시장 후보들에게 전달한 부산 경제계 제언집에서 조세 분야 과제로 지역 차등 법인세와 근로소득세, 전기요금 차등제와 더불어 기회발전특구 입주 기업에 대한 가업상속공제 혜택 확대를 제시했다.
정부는 2024년 기회발전특구 제도를 도입하면서 핵심 유인책으로 특구에 창업하거나 이전하는 기업에 대해 가업상속공제 혜택을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관련 내용을 반영한 상속세 및 증여세법 개정안은 그해 12월 국회에서 부결됐다. 지난해 1월에는 박수영 의원이 대표 발의한 세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해 국회 소관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부산상공회의소는 기회발전특구 기업에 대한 가업상속공제 대상을 정부가 약속한 대로 중소기업과 매출액 5000억 원 미만 중견기업에서 중소·중견기업 전체로 확대하고, 최대 600억 원인 공제 한도도 철폐할 것을 요구한다. 기업이 장기 정착과 세대 간 경영 승계를 전제로 이전을 결정하도록 유도할 수 있고, 장기 투자와 고용 유지를 통해 지속 가능한 균형발전 모델을 만들 수 있다는 구상이다.
비수도권상공회의소협의회 의뢰로 경상국립대 김진수 교수와 조선대 임상수 교수가 공동 연구한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세제 개편 방안과 효과 분석’에도 비수도권 기업 승계 개선 방안이 포함돼있다. 연구는 가업상속공제의 대표이사 재직 기간과 고용 유지 요건 완화와 함께 후계자가 증여·상속·유증에 의해 취득한 주식에 대해 일정 조건을 유지하면 100% 세금을 유예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특히 참고할 만한 사례로 일본이 2018년 도입한 사업승계특례제도를 소개했다. 일본은 한국보다 앞서서 고령화를 겪으면서 중소기업 세대 교체 문제가 심각해지자 2027년까지 특례 조치로 후계자가 경영권을 물려받으면서 비상장 주식을 상속·증여받을 경우 일정 요건 충족 시 세금 전액의 납부를 유예해주고 있다. 제도 도입 이후 일본에서는 사업승계 건수가 크게 증가하는 효과가 나타났다.
연구진은 “기존의 기업 승계 세제 지원은 대부분 수도권과 비수도권을 구분하지 않고 동일한 조건으로 적용되고, 실질적 수혜자는 제도 요건을 충족하기 쉬운 일부 대기업이나 수도권 소재 기업에 집중된다”며 “한국도 일본의 사업승계 제도를 벤치마킹해 특히 비수도권 기업에 대해 단순 세제 지원을 넘어서 전 주기에서 실행 중심의 정책 체계를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