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읽기]우리가 몰랐던 지명의 탄생 비밀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지명의 세계사 / 21세기 연구회


21세기 연구회 <지명의 세계사> 책 표지. 출판사 제공 21세기 연구회 <지명의 세계사> 책 표지. 출판사 제공

과거 취재 도중 ‘적기’라는 낯선 지명을 들었다. 나중에야 지금의 남구 감만동 일대를 가리키는 말이라는 것을 알았다. 이 지명에 대해 일제강점기 당시 이곳의 황토산이 먼 바다에서 보면 온통 붉게 보여 적기라고 불렸다는 가설이 있다.

이처럼 지명에는 지역의 역사와 인문학, 더 나아가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숨어 있다. 이 책은 제목처럼 세계 곳곳의 지명이 어떻게 생겨났고 어떤 뜻을 품고 있는지를 흥미롭게 풀어낸다. 지명에 자연이 영향을 준 사례와 민족 이동에 따른 지명 변화에 대한 설명이 책 곳곳에 담겨 있다.

가령 아메리카 대륙의 이름은 어떻게 정해졌을까. 대항해시대 유럽에서 출발해 아메리카 대륙에 도달한 인물은 콜럼버스다. 그러나 아메리카 대륙의 이름은 독일인 마르틴 발트제뮐러가 <세계사 서설>을 저술하면서 굳어졌다. 그는 아메리고 베스푸치(Amerigo Vespucci)가 이 대륙을 발견했다고 착각했다고 한다. 이어 아메리고의 이름을 라틴어로 표기한 아메리쿠스(Americus)를 바탕으로 이 대륙을 ‘아메리쿠스의 땅’이라는 뜻의 아메리카로 부르자고 제안했다. 추후 그는 자신의 실수를 깨달았으나, 그 때는 이미 아메리카라는 지명이 정착한 이후였다.

책을 읽다 보면 반가운 이름들도 발견할 수 있다. 특히 부산 지명에 대한 풀이가 흥미롭다. 부산이라는 지명은 조선시대인 15세기부터 사용됐는데, 부산항 북쪽의 자성대가 가마솥을 엎어놓은 모습과 닮았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지명에 숨은 이야기를 발견할 수 있는 책 한 권은 어떨까. 21세기 연구회 지음/김수경 옮김/사람in/392쪽/2만 4000원.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당신을 위한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