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울경 광역단체장 선거…정책 총동원해 판 흔드는 여, 중앙당발 악재에 속 태우는 야
해수부 이전·행정통합 등 활용
민주 후보 부각하며 판세 선점
한동훈 제명 후 당내 갈등 폭발
국힘 현역 평가도 기대 못 미쳐
PK, 지방선거 최대 승부처 부상
전통적으로 보수 우세 지역으로 분류되던 PK(부산·울산·경남)가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판세를 가늠하기 어려운 흐름으로 접어들고 있다. 정부와 여당은 해양수산부 이전과 행정통합 이슈를 앞세워 지역 의제를 선점하고 있고, 국민의힘은 중앙당발 내홍과 시·도정 평가 부담이 겹치며 수성에 대한 부담감이 커졌다. 이런 흐름 속에 PK는 이번 지방선거의 최대 승부처로 자리 잡는 분위기다.
여권은 지난해 말 해수부를 부산으로 이전한 데 이어 부산·경남 행정통합 등 광역 단위 행정통합 이슈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해수부 이전에 따른 부산 시민들의 호응을 발판으로, 통합 지자체에 대한 재정·권한 인센티브를 강조하며 6·3 지방선거 구도 선점에 나선 모습이다.
6월 지방선거에서 통합 단체장 선출 여부가 전국적 쟁점으로 부상하면서 부산·경남 역시 행정통합 논의에 적극 나설 수밖에 없는 여건이 됐다. 정치권에서는 여권이 행정통합 이슈를 앞세워 선거 구도를 ‘변화 대 유지’ 구도로 재편하고 국민의힘 소속 단체장이 포진한 PK 지방 권력을 직접 겨냥하는 전략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여권의 전폭적인 지원 기조 속에 각 주자들의 존재감도 커지는 흐름이다.
지난 2일 부산 북구갑 지역위원장에서 사퇴하면서 부산시장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는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의원 사례가 대표적이다. 해수부 장관직을 맡아 해수부 부산 이전에 앞장섰던 전 의원은 최근 주요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박형준 부산시장과 박빙 구도를 보이거나, 일부 조사에서 오차범위 밖에서 박 시장을 앞서는 결과도 나오면서 출마 여부에 관심이 쏠리는 모습이다.
경남지사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김경수 지방시대위원장 역시 현역인 박완수 경남지사와 오차범위 내 접전 흐름이 이어진다.
최근 민주당 김상욱 의원이 김두겸 울산시장과 박빙 구도를 보인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잇따라 나오면서, 울산에서도 여권 후보군이 확대되는 양상이다. 울산에서는 이선호 전 청와대 자치발전비서관, 송철호 전 울산시장, 안재현 전 노무현재단 울산지역위 상임대표, 성인수 전 울산시당위원장 등이 출마를 예고하며 민주당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여권 후보층이 두터워지면서 경선 단계부터 경쟁이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 의원도 울산시장 출마를 고심 중이다.
국민의힘은 PK 지역이 전통적 보수 우세 지역임에도 현역 광역단체장들의 시·도정 평가가 뚜렷한 우위로 이어지지 않는 점이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박형준 부산시장의 경우 직무평가에서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앞선 조사 결과가 나왔다. 〈부산일보〉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의뢰해 지난달 2~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박 시장 직무 수행에 대한 부정 평가는 50.8%, 긍정 평가는 38.0%로 집계됐다. 박완수 경남지사와 김두겸 울산시장은 상대적으로 평가가 나은 편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무난’ 수준에 머문다는 평가가 많다.
여기에 한동훈 전 대표 제명 논란 이후 이어진 당내 갈등,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관계 설정 문제, 중도층 확장 정체 등 중앙당 이슈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이른바 ‘장동혁 리스크’가 이어지면서 중앙 정치 변수들이 지방선거 구도까지 영향을 미치는 모습이다.
기초단체장 선거도 비슷한 흐름이다. PK에서 상대적으로 약세였던 민주당은 이번 선거를 앞두고 “해볼 만하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출마 선언이 이어진다. 부산에서도 전원석(사하), 이재용(금정), 정진우(강서) 등 기초단체장 주자들이 일찌감치 선거전에 뛰어들었다.
반면 국민의힘은 기초단체장 교체론이 다소 잦아든 분위기다. 지난해 말까지는 기존 단체장 대신 새로운 인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있었지만, 최근에는 현역 단체장을 중심으로 방어선을 구축하는 기류가 형성됐다. 여권 공세가 강한 상황에서 신인 공천이 부담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 반영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당 내부에서는 선거 국면에서 보수층 결집을 기대하는 시각도 있다.
한편 인용된 조사는 KSOI가 부산 거주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무선 ARS 방식으로 진행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