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1500명이 달린다는데… 국립공원 금정산, 괜찮을까

김동우 기자 frien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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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예정된 대규모 산악 마라톤
공원 구역 통과 4개 코스로 진행
“산림 훼손·안전 우려” 민원에도
주최 측 “문제 없도록 코스 조정”
공단 “피해 발생 시 제한 등 검토”

오는 9일 열리는 금정산국립공원 산악 마라톤 대회 홈페이지 화면. 홈페이지 캡처 오는 9일 열리는 금정산국립공원 산악 마라톤 대회 홈페이지 화면. 홈페이지 캡처

지난 3월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금정산 일원에서 1500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산악 마라톤 대회가 추진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소식이 알려지자 안전 사고와 공원 훼손 등을 이유로 행사를 취소하라는 민원도 잇따르고 있다. 국립공원공단은 국립공원 지정 전에 기획된 행사이기 때문에 제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행사 주최 측은 코스를 변경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3일 국립공원공단(이하 공단) 금정산국립공원 관리사무소에 따르면 오는 9일 금정산국립공원 일원에서 산악 마라톤 대회인 ‘BUSAN 50K’가 개최된다. 이 행사는 부산 사상구 신라대학교 대운동장을 출발해 백양산과 금정산의 능선을 따라 뛰는 산악 마라톤 대회다.

행사 개최 소식이 알려지자, 최근까지 공단 측에 행사를 반대하는 시민들의 민원이 10여 건 이어졌다. 이들은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금정산 일대의 환경이 훼손된다는 우려와 함께 행사를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대회는 12km, 24km, 37km, 50km 등 거리에 따라 4개 코스로 이뤄졌다. 이들 코스에는 모두 백양산과 금정산 내 국립공원 구역이 포함됐다.

대규모 참가 인원이 비좁은 산길에서 동시에 뛰면 등산객들과의 마찰과 안전사고는 물론, 산림·문화재 훼손 등 피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된다. 주최사에 따르면 3회 대회인 이번 대회 참가자는 1500명이다. 지난해 2회 대회에 비해 500명이 늘었다. 국립공원 지정 이후 금정산에서 대규모 산악 마라톤 대회가 개최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레이스는 오전 6시에 시작돼 오후 7시에 종료된다.

범시민금정산보존회 유진철 회장은 “주최 측에서 대책을 세운다고 하지만 결국 안내 위주이기 때문에 주말에 금정산을 찾는 탐방객들이 겪어야 할 불편은 불 보듯 뻔하다”며 “장시간 뛰어다니는 참가자들로 등산로 내구도에도 큰 손상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주최 측은 이런 지적이 기우라는 입장이다. 공단과 협의해 코스를 변경했고 관리 인력을 배치해 예상되는 등산객들의 불편과 안전 사고, 자연 훼손 등 피해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당초 50km 코스는 금정산의 주요 봉우리인 고당봉(해발 801.5m)과 파리봉(615m)을 지났는데, 이를 우회하기로 했다. 37km 코스도 파리봉을 우회하도록 했다. 이들 봉우리는 평소 등산객들의 왕래가 잦고 통행로가 좁고 가팔라 코스에 포함될 경우 안전사고와 불편이 우려됐다.

주최사 관계자는 “사전에 인화성 물질 소지를 점검하는 등 일반 등산객보다 대회 참가자들이 오히려 더 안전하고 산림 보호에 대한 인식 수준도 더 높다고 볼 수 있다”며 “각종 불법 행위에 대한 사전 안내도 철저히 하는 등 문제가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공단은 국립공원 지정 전에 참가자를 모집했고 이미 지자체 등과도 협의를 마쳤기 때문에 직권으로 취소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현재도 개인이나 동호회 차원의 산악 달리기는 특별히 제한되지 않는다.

다만 공단은 이런 우려를 고려해 주최 측에 행사 과정에서 오물 투기, 상행위 등 불법 행위가 없도록 강력하게 주의를 줬다. 등산 스틱 등 토지나 문화재를 훼손시킬 수 있는 도구 사용도 금지했다.

금정산국립공원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불편이나 피해가 우려된다는 민원만으로 행사를 금지할 수는 없다”며 “이번 행사 경과를 면밀히 살펴본 뒤 피해가 발생하면 차후 행사 개최를 제한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공단은 지난해 12월 서울 북한산국립공원에서 올해부터 2030년까지 5년간 산악 마라톤 대회 개최를 제한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탐방객 불편과 안전사고, 공원 시설 훼손 등이 이어졌다는 이유다. 전국 국립공원에서 산악 마라톤 대회가 제한된 건 처음이다.



김동우 기자 frien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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