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파묘 전쟁’ 된 與 전대…최고위원 경쟁도 계파 대결 양상
정청래 측 ‘후단협’ 이어 ‘계엄 해제 표결 불참’ 거론
김민석 “국민의힘에서 얘기하나” 발끈, 연일 ‘과거’ 공방
최고위원도 양측서 10여 명 출마, 거친 계파 대결 예고
더불어민주당 당권 주자인 김민석 전 총리(왼쪽)와 정청래 전 대표. 김민석 전 국무총리가 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주최한 '3대 메가프로젝트와 지방주도성장을 위한 토론회'에서 물을 마시며 목을 축이고 있다. 정청래 전 대표가 7일 서울 마포구 마포구청에서 열린 유동균 구청장 취임식에 참석해 물을 마시며 목을 축이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거 레이스가 과거 행적 등을 파고드는 ‘파묘 전쟁’으로 흐를 만큼 격해지는 양상이다. 정청래 전 대표 측은 김민석 전 국무총리가 12·3 비상계엄 해제 표결에 불참한 점을 거론하며 공세 수위를 높였고, 김 전 총리는 대장동 사건으로 이재명 대통령을 비판한 국민의힘에 정 전 대표 측을 빗대며 반격에 나섰다. ‘자기 정치’를 누가 했느냐를 두고 당권주자들이 직접 상대방을 공격하는 모습도 나오는 등 당내 ‘과열’ 우려에도 거친 공방은 수그러들지 않는 모습이다.
김 전 총리는 7일 KBS 라디오에 출연, 정 전 대표 측의 표결 불참 비판에 대해 “‘국민의힘에서 누가 얘기를 하나’라고 생각했다”며 “무슨 대장동 때를 보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대장동 사건으로 이 대통령을 비난했던 국민의힘에 친청(친정청래)계를 빗댄 셈이다. 이어 “표결 직후 본회의장에 착석했다”면서 “(당시)계엄과 관련한 전화를 받고 왜 거기(국회)에 오지 않았냐’(고 주장한다). 허위 사실에 의한 명예훼손”이라고 반박했다.
앞서 친청계 이성윤 의원은 “(김 전 총리가) 감기약을 드시고 주무셨다고 하는데 약 성분이 무엇인가”라며 “자는 사람은 깨울 수 있어도 자는 척하는 사람은 깨울 수 없다고 하던데 그런가”라고 포문을 열었다. 김 전 총리가 2024년 12·3 비상계엄 사태 당시 국회 계엄 해제 결에 불참한 것을 꼬집은 셈이다. 여의도 국회가 지역구 안에 있는 김 전 총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가능성을 처음 거론했지만, 정작 선포날 국회 계엄 해제 표결에는 불참했다. 당시 감기약을 먹고 잤다는 해명에 뒷말이 나오기도 했다.
여기에 정 전 대표를 지원하는 최민희 의원은 지난 6일 “김 후보님은 ‘정권 재창출을 위해 노무현·정몽준 단일화에 몸을 던졌다’고 표현했다”며 “정직하게 말하면 김 전 총리는 ‘정몽준으로의 후보 단일화를 위해’ (민주당을) 탈당한 것 아니냐”고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 대신 정몽준 후보 측으로 옮겨간 김 전 총리의 ‘후단협’ 논란을 재차 저격했다.
반면 김 전 총리와 ‘연대’한 송영길 의원은 정 전 대표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장례식에 불참했다고 주장했다가 사과한 데 이어 정 의원이 2007년 타결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격렬하게 반대했다는 ‘과거’를 소환해 공세를 펴기도 했다.
당권주자들이 직접 상대방을 공격하는 수위도 세졌다. 정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국정에만 전념해야 할 현직 국무총리가 TPO(시간·장소·상황)에 맞지 않게 ‘당 대표 로망’ 발언을 함으로써 평지풍파를 일으킨 것이 대표적인 자기 정치”라고 김 전 총리를 정면 비판했다. 김 전 총리가 전날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하면서 “지난 1년, 자기 정치의 폐해가 당과 당정 협력을 혼선에 빠트렸다”고 자신을 겨냥한 데 대한 맞대응이었다.
당권 주자 간 신경전에 이어 5명을 선출하는 최고위원 선거도 친청계와 비당권파 친명(친이재명)계에서 앞다퉈 출사표를 던지면서 계파 대결 양상으로 흐르는 모습이다. 친명계에서는 이날 출마한 이건태 의원에 이어 이 대통령의 최측근인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박성준 의원 등이 출마를 선언할 예정이며, 친청계에서는 최민희, 한민수, 이성윤, 문정복 의원 등이 출마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와 관련, 친문(친문재인)계인 40대인 고민정 의원도 386 운동권 중심인 민주당의 세대 교체를 표방하며 당 대표 경쟁에 가세한다.
한편, 당 전당대회준비위원회는 이날 이번 전대에서 청년 최고위원 제도를 8년 만에 재도입하기로 했으며, 대표 선출 선거에서 지지하는 순서대로 여러 후보를 선택하는 ‘선호투표제’를 적용키로 했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